경기도여성비전센터가 도내 31개 시·군 유관기관을 대상으로 4년째 ‘창의기획 공모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 정착을 위한 후속 지원 등에는 손을 놓은 채 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도여성비전센터에 따르면 지역에 기반한 현장실무자의 창의적인 사업과 아이디어 발굴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도내 여성취업기관, 여성가족 관련 기관, 여성회관 등을 대상으로 ‘창의기획 공모사업’을 시행해 왔다.

올해는 육아공동체 활성화, 여성가족복지 증진, 여성 자립기반 조성 분야의 사업을 공모한 결과 ‘다문화 여성 명예통역사 양성(여주시 평생학습센터)’, ‘친밀한 관계-사랑해? 그러면 공부가 필요하다구!(안양 여성의전화)’ 등 4개 사업에 총 3천만 원을 지원했다.

앞서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도내 여성일자리 문제 해결’과 ‘가족관계 증진 및 여성가족복지’ 분야의 사업을 공모했으며 지난해는 도내 여성회관을 대상으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발굴했다.

센터는 이 같은 발굴 공모사업에 사업당 400만∼1천2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총 2억7천만 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센터는 시·군 유관단체에서 선정된 사업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후속 지원과 사업 평가 등에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공모에 선정된 사업에 매년 ‘상금’식의 예산을 일회적으로 투입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 선정된 27개 사업 가운데 ‘스마트폰 영상 아카데미’, ‘여성근로자 코칭사업’ 등 도내 여성복지 증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추진 가능한 사업들이 다수 제안됐지만 현재 각 시·군 관련 기관에 정착·시행 중인 사업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공모에 선정된 수원여성근로자복지센터 관계자는 "시·군 여성 관련 기관 등은 인건비를 포함해 한 해 예산이 1억 원 정도로, 예산이 추가 지원되지 않으면 해당 사업을 새로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센터에서도 선정된 사업을 자체 추진하는지 혹은 선정된 사업을 센터가 확대 추진할지 등에 대해 전혀 관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의회 여성가족교육협력위원회 권미나(새·용인4)의원 또한 "각 시·군 관련 기관에서 제안한 좋은 사업이 단발성·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사업의 결과를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지원해야 할 센터가 손을 놓고 있다"며 "선정된 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사업성과를 확보하고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공모사업은 현장실무자들이 실험해 보고 싶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 지원해 세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 선정된 사업의 사후 관리에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현민 기자 m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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