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마술사

122분 / 드라마 /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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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천민인 마술사와 고귀한 신분인 공주가 마술 공연 무대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 가는 이야기를 그린 ‘조선마술사’가 30일 개봉했다.

어린 시절 청나라 마술사 귀몰(곽도원 분)에게서 마술을 배우던 남자 주인공인 환희(유승호)가 학대를 견디다 못해 의누이 보음(조윤희)과 함께 도망치며 영화는 시작된다.

평안도 의주의 최대 유곽 물랑루에 자리를 잡고 마술을 선보이자 환희의 매력에 빠진 기생들이 줄을 설 정도로 인기가 높아진다.

조선 최고의 마술사로 명성을 얻게 된 환희의 의누이인 보음 역시 눈이 멀었지만 빼어난 의술과 언변, 아름다운 외모를 내세워 마술단 ‘환희단’을 이끌어 가는 조선 최고의 기생으로 성장한다. 청으로 가는 대규모 사행단이 의주를 지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들의 발길을 물랑루로 이끄는 데 성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청나라의 11번째 왕자빈으로 선택돼 혼례를 치르러 사행단과 함께 여행길을 가던 공주 청명(고아라)이 우연히 환희의 마술 공연을 보게 된다. 이때부터 청명을 시녀로 착각한 환희와 비참한 심정에 있던 공주 청명 간의 운명을 거스르는 사랑이 시작된다.

하지만 환희와 보음에 의해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던 과거의 악연에 앙심을 품은 귀몰이 복수를 위해 조선 의주로 찾아오고, 청명이 가지고 있던 진상품을 노린 자들의 음모가 더해지면서 영화 속 갈등이 점점 고조되며 결론으로 치닫는다.

2015년 2월 영화 촬영을 시작해 4개월간 양평 설매재·고창 청보리밭·화순 적벽 등 전국 유명 절경을 배경으로 담아내 아름다운 영상미가 돋보이는 영화이다.

배우 유승호의 제대 후 첫 스크린 복귀작이자 고아라가 도전한 첫 번째 사극으로 곽도원·조윤희·이경영·박철민·손병호·조달환 등 연기파 배우들의 출연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정통 사극을 표방했지만 로맨스 영화에 가깝다. 조선시대 ‘환술(마술)’은 두 남녀 주인공을 이어주는 매개일 뿐 다소 밋밋한 사랑 이야기가 122분간 지속되기 때문이다.

미리 알고 영화를 보면 좋을 만한 것들이 몇 개 있다.

이 영화는 실제 역사적 사실에다 상상력을 더했다. 연암 박지원이 청나라 열하를 여행하고 쓴 기행문 「열하일기」의 ‘환희기’에 기록된 마술가 활동 사실에 주목했고, 또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가 정치적 볼모로 결혼을 요구한 ‘의순공주’가 바로 영화 속 청명공주의 모델이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의 나머지는 다 상상의 이야기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김탁환·이원태 작가가 쓴 동명 소설 「조선마술사」이다.

영화의 결론을 미리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힌트를 드려 본다. 메가폰을 잡은 김대승 감독의 전작(혈의 누, 후궁:제왕의 첩, 번지점프를 하다 등) 중 하나인 영화의 제목과 흡사하게 영화 ‘조선마술사’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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