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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관절이 시리고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면 관절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일 확률이 높지만 류머티즘 관절염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류머티즘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은 발생 원인과 예후가 매우 다른 질환이다.

 면역 기능에 이상이 생겨 내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가 오히려 내 몸을 공격해 손상을 주는 것을 자가면역질환이라고 한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면역세포가 뼈와 뼈 사이의 활막을 공격해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전신 염증성 질환이다.

 활막의 염증은 연골과 뼈로 번져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일으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전신 피로감과 체중 감소를 동반하기도 한다. 허리를 제외한 모든 관절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무릎·어깨 등과 같은 큰 관절보다는 손목과 손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서 많이 발생한다.

증상이 양쪽에서 대칭적으로 나타나며, 몸의 여러 관절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아침에 통증이 가장 심하고 관절 마디가 붓고 누르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커진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와 반복적인 관절 사용으로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 조직이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가 맞닿게 되고 염증이 생겨 관절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관절염이 발생한 부위에만 통증이 나타난다.

통증 초기에는 관절을 움직일 때만 발생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움직임에 관계없이 통증이 지속되기도 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대부분 고령에서 많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절염을 노인성질환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류머티즘 관절염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한다.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 심지어 어린아이에게서도 나타난다. 소아 류머티즘 관절염은 전신에 증상이 나타난다.

특징적으로 39℃ 이상의 고열이 수주 내지 수개월간 지속되고 심장에는 심낭염, 폐에는 늑막염, 몸에 패혈증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가 아픈 경우 성장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 시기를 놓치기도 하는데, 위의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류머티즘 관절염을 방치할 경우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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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희진 교수는 "자가면역으로 발생한 염증은 주로 관절을 공격하지만 방치할 경우 폐·심장·신장 등 주요 장기에도 관절 외 증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류머티즘 관절염이 위험한 이유이다.

실제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들은 일반인에 비해 심혈관계질환에 걸릴 확률이 2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렇듯 류머티즘 관절염을 방치할 경우 위험하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가 우선으로 소염제 및 항류머티즘 약제 등을 처방해 질환이 진행되는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

 박희진 교수는 "단순히 통증이라는 증상 하나만 가지고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판단하고 스스로 치료법을 결정지어 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류머티즘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수록 관절의 파괴가 진행돼 영구적인 관절 기능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희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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