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이 기관의 발전을 위해 도약의 기틀을 다졌다면 지금부터는 기관 주력사업의 성장 고도화와 임직원 전문성 향상으로 경기도 과학기술정책의 사령탑으로 성장하기 위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취임 후 1년간 숨 가쁜 행보를 보여 온 곽재원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은 경기과기원의 또 다른 도약을 위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올해 개원 6주년을 맞은 경기과기원은 판교와 광교테크노밸리의 혁신클러스터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곽 원장은 판교와 광교테크노밸리를 과학기술 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여 왔다. 입주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킹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판교테크노밸리 내 입주기업 및 기관 대표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앞장섰다.

 지난해 3월 판교 내 대표 입주기업 70여 개 사가 모여 출범한 ‘판교 글로벌 리더스 포럼’은 대표 성과 중 하나다. 이 포럼을 통해 판교테크노밸리 성공 사례를 전파하고 해외 클러스터 간 교류협력, 넥스트판교 조성 등 다양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첨단산업단지’로 꼽히는 판교테크노밸리가 불과 10년 만에 IT·BT·CT 입주기업 1천 개 사를 돌파했다.

 

경기과학기술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조성 완료된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은 1천2개 사로 임직원 7만577명이 입주해 연간 70조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종 현황으로는 정보기술(IT)분야 643개 사(64.17%), 생명기술(BT)분야 103개 사(10.28%), 문화기술(CT)분야 87개 사(8.68%), 나노기술(NT)분야 11개 사(1.10%) 등 첨단업종이 총 848개 사로 전체의 약 84%를 차지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857개(85.53%)로 가장 많고 중견기업 99개(9.88%), 대기업 37개(3.69%)에 달한다.

 2005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판교테크노밸리는 IT산업의 대표적 클러스터(산업집적지)로 성장했다. 판교의 성공에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로센 플레브넬리에프 불가리아 대통령, 11월에는 리커창 중국 총리가 판교테크노밸리를 찾았다. 불과 10년 만에 대한민국의 IT산업을 이끄는 판교의 성공 비결을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배우려 하고 있다.

 판교에 입주한 관련 업종 기업들의 집적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맹준영 ㈜공감랩 대표는 "IT 관련 업체들이 판교에 모여 있어서 원스톱 미팅과 유사 업종과의 협업도 쉽다"며 "경쟁사, 액셀러레이터들도 함께 몰려 있어 네트워킹 또한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클라우드 기반으로 실시간 해킹을 탐지하는 시스템을 개발한 네트워크 보안업체 ‘큐비트시큐리티’는 2013년 판교테크노밸리에 둥지를 틀었다.

 

오는 2월에는 300~400개에 달하는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게임·SW·보안 등 ICT 분야와 바이오·제약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할 수 있는 ‘스타트업 아카데미’를 열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낸다. 이곳에서는 창업자 발굴과 양성, 스타트업 교육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이처럼 지난 10년간 판교테크노밸리의 변화는 상전벽해였다. 앞으로의 10년 미래 모습도 여전히 밝다. 판교테크노밸리가 지금보다 더 확장될 것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1월 19일 성남시에 조성 예정인 제2판교테크노밸리를 ‘토지거래계약 허가구역’으로 지정해  ‘판교제로시티(제2판교)’ 발전 모습을 제시했다. 지금이 판교테크노밸리의 과거 10년과 미래 10년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판교테크노밸리를 관리하는 경기과기원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지난해 12월에는 ‘판교창조경제밸리’ 기공식을 개최했다. 몇 년 후 판교테크노밸리 인근에 43만2천㎡ 규모의 밸리가 조성되면 110만㎡의 판교는 1천600여 개의 첨단기업과 10만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세계적 첨단 클러스터가 된다. 판교창조경제밸리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생태계를 위한 공간으로 조성된다. 혁신형 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해 젊고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 소통하고 창업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시티로 꾸려질 전망이다.

 경기과기원은 도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이노베이션 브리지(혁신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첫 번째로 경기도 70만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IT산업의 대표적 클러스터로 성장한 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에게 우수 인재를 채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구직자에게 양질의 취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판교 채용박람회’를 개최했다. 곽 원장은 "박람회에는 판교 입주기업 총 39개 사가 참여하고 하루 2천500여 명의 구직자가 방문해 이 중 1천500명이 면접에 참가했다"며 "지난해의 열기에 힘입어 매년 채용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도내 중소기업의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해 지난해 2월 정부출연 연구기관(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손잡고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중소기업 기술혁신 지원단’을 출범시켰다. 지원단은 도내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에서부터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기술혁신 전(全)주기에 걸쳐 중소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러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스콜코보 테크노파크와의 업무협약 체결이다. 지난해 6월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도내 1만여 개 ICT기업의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모스크바에 위치한 스콜코보 테크노파크는 우주, 의료, 에너지, IT, 원자력 분야를 중심으로 기술상용화 및 첨단과학기술 기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조성된 첨단산업기술단지로 약 1천 개 첨단기업 및 연구소, 대학 등이 입주해 있다.

 협약을 통해 한·러 국제협력을 활성화해 도내 ICT기업의 러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러시아의 첨단 혁신기술로 도내 중소기업의 애로기술을 해결할 수 있는 ‘한·러 과학기술 포럼’을 개최했다.

 아울러 과기원은 민선6기 도정 공약 이행 및 통일 미래도시 경기도 조성을 위한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를 추구하기 위해 남북과학기술협력추진협의회를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협의회를 통해 과학기술 교류로 남북 긴장 완화 및 화해 협력에 기여하고 있다.

 과기원은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내 4대 창업 지원 전문기관(액셀러레이터)인 스파크랩, 액트너랩, 퓨처플레이, 벤처포트와 도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미국·유럽·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이 가능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곽 원장은 "과기원은 기업의 성장단계에 맞춘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도내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어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스타트업의 창업생태계 조성 및 멘토링 지원, 투자 지원 등 원샷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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