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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익 인천환경공단 이사장
지구상 모든 생명체는 생명의 유지와 종족 번식을 위해 자연으로부터 다양한 영양분을 얻는다. 이들 필수 영양분은 음식물, 식수, 산소 등을 섭취한 후 생명체의 소화기관을 통해 추출된다.

인간의 경우 주요 소화기관으로는 위, 간, 소장, 대장, 신장 등이라 하겠다. 한 사회가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원 개발, 제품 또는 서비스 생산, 판매, 소비, 최종 폐기물 처리라는 경제적 활동을 필요로 한다.

폐기물 처리는 하수처리장, 소각장, 음식물처리장, 분뇨처리장 등 환경기초시설에서 이뤄지고 있다.

 인간의 소화기관과 비교하면 음식물처리장, 소각장, 분뇨처리장은 위와 소장·대장에 해당되며, 하수처리장은 신장 기능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폐기물 처리과정은 악취, 분진, 소음, 수질 등 불가피하게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민원성 환경문제의 해결도 포함한다. 이들 환경기초시설은 전통적으로 혐오시설 또는 기피시설로 인식돼 왔으며 지금도 사회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게 사실이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시민 생활의 필수 시설로 인식되고 있으며, 심지어 2차로 도로를 경계로 주택가와 인접하고 있을 정도다.

 우리의 경우 환경기초시설의 특성은 많은 자본이 소요되는 투자사업, 대규모 기계장치산업,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 해외 기술과 장비의 의존도가 높은 분야, 노동집약적 운영과 과도한 인건비 부담, 자동화 시스템의 보급 미흡, 고비용 저효율의 운영, 상대적으로 낙후된 폐기물 정책과 제도 및 행정 시스템 등을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전반적으로 환경 5대 강국인 미국·독일·일본·영국·프랑스에 비해 20∼30년 뒤처져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현재 한국의 환경기초시설 경영과 관련해 두 저서가 강력한 시사점과 함께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토니 라빈스(Tony Robbins)는 최근 저서 「머니(MONEY, 2015)」에서 2020년까지 미국 사회에서 현존하는 직업의 20%가 산업구조의 고도화 및 급속한 기계화·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인 예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과 엔드루 맥피아(Andrew McAfee)는 그들 저서 「제2의 기계시대(The Second Machine Age, 2014)」에서 증기기관이 제1의 기계 시대를 열었다면, 디지털 기술이 제2의 기계 시대를 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벌써 기계와 인간의 공생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또한 2008년 금융위기 시 미국에서 고급 전문인력의 실업률은 거의 변화가 없는 데 비해 단순 기능직이나 노무직의 실업률은 치솟았고 이후에도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이런 국내외적인 변화와 도전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인천환경공단도 단기 및 중장기 혁신 방안의 마련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하겠다. 2016년도가 바로 그 원년이다.

 단기 방안으로는 환경기초시설 작업 현장 공정(process) 혁신이다. ‘현장에 문제가 있고, 현장에 답이 있다’라는 모토 하에 현장 노하우와 경험이 풍부한 근로자들의 능력과 전문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작업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아울러 모든 공정을 투입(input)과 처리과정 그리고 산출(output), 평가와 피드백(feedback) 순환시스템으로 재편성해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분야별 공정을 대단위·중단위·소단위로 세분화하고, 단계별로 투입과 처리과정 및 산출 간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계량화함으로써 과학적 경영 방식을 도입할 것이다.

 이를 통해 원가 및 예산 절감, 생산성 제고, 기술연구 및 개발(R&D) 분위기 조성, 악취 근절 및 수질 개선 등 실질적인 성과주의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고자 한다. 이와 함께 환경기초시설의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민관 협동체제의 구축과 유기적인 협조관계가 중요하다고 하겠다.

 중장기적인 혁신 방안으로는 지속적인 환경기술 개발과 연구, 고부가가치의 소프트웨어 개발, 공정과정의 자동화·기계화, 경영의 혁신, 우수 인력의 영입과 부단한 교육·훈련, 해외시장 개척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환경경영 혁신은 시민들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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