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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첫 날 인천종합어시장에서 30여년간 장사를 해온 ‘대부지연네’ 고지혜(29)씨, 어머니 박화숙(64)씨, 고모 고지연(45) 세식구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세상은 ‘잘 하라’고 다그친다. ‘열심히 하라’는 다독거림에는 인색하다. 되레 최선(最善)은 중요치 않다며 깎아내리기까지 한다.

그 ‘잘 하라’에는 이미 옳고 그름에 대한 따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효율성의 논리를 추켜세울 뿐이다.

 그러니 골목의 착한 가게와 빵집을 갈아엎고 자본이 지배한 편의점과 베이커리가 아무 거리낌 없이 그곳에 들어서는 것이 아닌가!

 사회는 ‘1등을 하라’고 채찍질한다. 도리와 이치의 깨달음에서 오는 ‘최고(最高)가 되라’는 북돋움에는 각박하다.

 오히려 ‘대책 없는 희망, 무책임한 기대’쯤으로 최고를 비아냥거린다. 그 1등에는 진정한 승자가 없는 승부욕이 똬리를 틀고 있다.

 네가 없는, 오직 나만이 있어야만 하는 ‘1’이 지배하는 몰염치가 기승할 따름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급기야 절벽과 마주하는 ‘상실의 이김’을 부추긴다.

 이러니 대리점주에게 납품을 떠넘기는 밀어내기 슈퍼 갑질로 없는 자를 더 업신여기고 가혹하게 짓누르는 ‘사장님’이 버젓이 행세하며 대접받는 사회가 아닌가?

 병신년(丙申年) 새해에는 최선을 다하자. 그리고 최고를 꿈꾸자. 바코드에 리더기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동네 슈퍼와 빵집이 이웃의 발길에 문지방 닳는 에누리가 있는 우리의 골목을 만들어 보자.

 가난한 자들을 가엾게 여기고 손을 먼저 내밀어 주는 낮은 자세로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이끌어 보자. 희망은 대책을 낳고, 기대는 책임을 생성하는 그런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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