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건복지부는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금연 장려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국민은 16만2천여 명, 하지만 68%에 해당하는 10만9천여 명이 중도 포기했다.

3명 중 2명이 금연을 포기한 셈이다. 금연이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이다.

이처럼 금연이 힘든 것은 바로 니코틴 중독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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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희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중독이란 어떤 일에 습관적으로 또는 강박적으로 몰입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즉, 어떤 물질 또는 반복적 행위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는데도 자신의 기분을 조절하기 위해 그러한 물질이나 행위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4대 중독으로 알코올·마약·게임·도박중독 등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담배와 관련된 니코틴 중독을 주요 중독에 포함해 5대 중독이라고 부르고 있다. 니코틴 중독은 의지력 결핍과 같은 마음의 병이 아닌 뇌질환이다.

 우리의 뇌에는 니코틴 수용체가 있는데 뇌가 니코틴을 감지하고 이에 반응해 작용하는 부위이다. 담배를 피우면 이 수용체가 자극돼 계속 니코틴을 요구하게 된다. 그런데 담배를 끊어 니코틴이 공급되지 않으면 불안·초조·짜증이 나면서 다시 담배를 갈구하게 된다.

 따라서 니코틴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이러한 약물치료는 니코틴 수용체를 약물로 채워서 니코틴에 반응하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이 상태로 석 달 이상 금연을 하면 뇌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이게 바로 금연 의지와 함께 상담·약물치료를 병행해야 되는 이유다.

 담배는 만병의 근원이라고들 한다. 특히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환자가 흡연을 지속할 경우 심장혈관 및 뇌혈관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담배는 혈압 관리를 방해할 뿐만 아니라 당뇨병의 무서운 합병증인 당뇨병성 족부질환(일명 당뇨발)의 발생·악화의 주범이다.

 이렇듯 금연은 이들 만성질환의 관리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성질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은 환자가 흡연할 경우 금연을 강력히 그리고 계속 권고해야 한다. 금연을 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금연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까지 금연치료 프로그램 참여 시 비용의 20%만 부담하고, 교육 이수 인센티브로 본인부담금의 80%를 환급해 주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2016년부터는 금연치료 프로그램 참여 시 1~2회까지 본인부담을 20%(보조제는 일정액 이상 본인 부담)로, 3회부터는 본인부담이 없도록 변경했다. 이어서 금연 프로그램 완수 시 1~2회 본인부담금을 전액 환급해 주고 가정용 혈압계 등을 축하선물로 지급해 준다. 또 프로그램 참여자에게는 금연성공 가이드북도 제공하며, 주기적으로 금연 의지를 지지하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다.

 흔히 새해 결심을 작심삼일로 표현한다. 하지만 작심삼일을 120번 하게 되면 1년이다. 금연을 결심한 모든 사람들이 올해는 금연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희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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