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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플라톤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 것을 보면 인간의 원래 모습은 현재의 모습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는 인간의 원래 모습을 둥근 원 같은 모습에 팔다리가 넷이고 서로 마주 볼 수 없는 모습으로 묘사하고 있다.

머리 하나에 얼굴이 두 개, 서로 마주 볼 수 없는 얼굴이며 모든 기관이 등을 맞대고 있는 모습으로 인간의 형상을 묘사하고 있다.

 등이 붙은 한 쌍의 인간의 종류에 세 가지 성이 있다. 남성, 여성, 그리고 남성과 여성이 한몸에 붙어 있는 자웅동체의 인간이다.

그런데 인간이 가지고 있는 힘과 기운이 신에게 위협이 돼 제우스가 다른 신들과 의논해 힘을 약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둥그런 인간을 반으로 나누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래서 현재의 인간이 그 이후부터 생겼다는 것이다.

 반으로 나뉜 인간은 자신의 반쪽을 그리워하면서 찾아다닌다. 원래 자신의 반쪽이 같은 여성인 경우도 있고, 잃어버린 반쪽이 남성인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만 있으나 예전에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남녀성이 있었고 남성은 태양에서, 여성은 대지에서, 남녀성은 달에서 태어났다고 해 현재보다 더 인간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태양에서 온 남성과 대지에서 온 여성, 그리고 달에서 온 남녀성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동성연애가 사회적으로 허용돼 있을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본 것 같다.

작년에 인도와 독일 등에서 트랜스젠더에게 제3의 성을 부여한 사례가 있었다. 앞으로 이런 추세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플라톤의 사랑의 기원은 제3의 성이 현재 다수의 정상적인 사랑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남녀성이다. 그런데 전 세계 인구의 거의 절반씩이 남성과 여성으로 구성돼 있고, 혼인을 해서 출산을 해야 하는 종족보존의 의무를 행해야 하므로 두 가지 성이 허용되고, 다수이고, 정상 범주로 인정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상 동성에 대한 사랑을 하는 것은 소수의 인정받지 못한 행위에 속한다. 그러나 플라톤이 언급한 사랑에 대한 기원에서는 남성의 동성적인 사랑에 큰 가치를 뒀다.

 그의 사랑론에서는 고대시대 남녀의 차별을 보여 주며, 남성의 동성에 대한 사랑에는 정신적 사랑과 더불어 스승과 제자로서 이끌어 주는 지도의 개념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정말로 ‘플라톤이 사랑에 대해 이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였다면 정신적인 사랑만으로 끝났을까?’에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어쨌든 지금까지도 무슨 서류를 작성하든지간에 가장 먼저 남성이고 다음이 여성이다. 제3의 성은 플라톤이 의미하는 것과는 좀 다르기는 하지만 남녀성이 돼야 하는 것일까? 제3의 성을 정의하고자 한다면 용어는 기가 막히게도 잘 맞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의 성에 대한 정체성 고민은 자신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다. 소수인을 인정해야 하는 사회에서 플라톤의 사랑론은 제3의 성을 가지게 될 소수인, 동성에 사랑을 느끼게 되는 소수인에 대한 편견에서 자유롭게 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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