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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기 (사)인천언론인클럽 명예회장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단시일 내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 일본의 플루토늄 비축량은 2013년 말 현재 47t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국가 가운데 가장 많다.

 핵 강국인 미국(49t)이나 러시아(52t)에 버금가는 엄청난 수준이다. 일본과 비슷한 원전강국이지만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독일이 3t의 플루토늄만 가진 상황과 대비된다.

일본 정부는 투명하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플루토늄을 사용하겠다고 하지만 핵무기 제조와 직결되는 플루토늄을 다량으로 쌓아 둔 일본의 속내는 뻔하다. 유사시 바로 핵무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핵무장은 하지 않되 일본처럼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잠재능력을 갖는 핵무장 선택권(Nuclear Option) 전략을 검토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의 핵무기는 10~20개 안팎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북한의 핵무기는 2020년엔 최대 50개 안팎으로 늘어날 수 있다.

그동안 최소 130여 차례의 고폭실험을 통해 미사일 탄두로 장착하는 핵무기 소형화 기술도 계속 발전시켜 왔다. 2020년께에는 미 서부에 도착할 가능성도 있다는 이동식 탄도미사일(ICBM)에 핵탄두를 장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핵 재앙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대북제재 성패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의 입장 변화는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현실이다.

 미 B-52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긴급 출동했지만 이는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에 도움이 될 뿐, 북한의 핵 개발 억제에는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김정은 정권은 "하늘이 두쪽 나도 핵무기 포기는 없다"고 공언하듯이 앞으로도 수소폭탄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ICBM, SLBM)을 목표로 중단 없이 나아갈 것이다.

 이제 우리는 국제 공조(共助)에 의한 외교적 해결책이 한계에 왔다는 냉엄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과 중국·일본에만 의존해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진 지금, 우리는 독자적인 자위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사회의 외교적인 노력을 지켜보면서 우리가 스스로 취할 수 있는 군사적 대안도 함께 모색해야 한다. 북한이 거듭된 실험을 통해 핵무장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지금, 더 이상 기다릴 여유가 없다.

 중국이 겉으로는 한반도 비핵화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북한의 붕괴를 한사코 막고 있다는 것을 북한은 잘 안다.

이번에도 중국 외교부 장관은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이라는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며 "어느 하나라도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고강도 대북제재에 사실상 선을 그었다. 북한의 생명줄을 쥔 중국의 태도가 이렇다면 유엔 안보리에서 논의하는 대북제재도 큰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중국은 그동안 한·미·일 3각 공조체제에서 약한 고리인 한국을 떼어내 자신들 쪽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한중관계를 중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중국이 끝내 북한 편을 든다면 한중관계는 더 이상 진전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도 이제 중국이 남북관계에서 한국 편이 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한민국을 지키려면 지금까지 우리의 자유와 번영을 뒷받침한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제를 강화하는 것 외에는 지금으로써 다른 길이 없다.

 일본과의 갈등으로 미뤄 왔던 한일 정보공유 협정의 체결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이 굳건히 협력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지켜야 한다.

 북한의 김정은이 지금 핵미사일을 쏜다면 서울 상공에 터지는 데 7분 걸린다. 한 개만 터져도 수십만 명이 죽고 10개가 터진다면 국가기능이 마비될 것이다. 후회할 때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나버린 후다.

중국에 물을 것도 없이 우리는 사드 배치를 선언해야 한다. 철수한 미군의 전술핵을 한국에 재배치하든지, 핵미사일 탑재 미 잠수함을 한국 근해에 상시 배치해야 한다.

아니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 중국, 북한, 잠재적 핵보유국인 일본 등 3개국 가운데 둘러싸여 숨도 못 쉬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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