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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사) 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권한은 엄청나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최고의 직업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다수결 원칙도 무시한 채 국정을 방해하는 삼류정치로 1만여 건의 쟁점법안을 낮잠 재우고 있는가 하면, 국민들의 민생문제보다는 4월 총선에 목숨 걸고 노이즈마케팅으로 언론을 통해 존재감 알리기 위해 막말을 쏟아내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한 국가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제 19대 국회의원들을 심판할 국회의원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러나 20대 국회에서도 국회 선진화법이 개정되거나 폐지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대한민국 국회는 희망이 없는 국회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국회 선진화법이 존재하는 한 그렇다고 봐야 한다.

 큰 틀에서 나라 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 제시와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법을 만들어 모든 국민이 질서 있는 삶을 보장받기 위해 주권자인 국민들이 한시적으로 권한을 위임해 준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뜻을 저버리고 할 일을 하지 않으려거든 국가재정 축내지 말고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역대 국회에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된 법안은 15대 국회가 459건, 16대 839건, 17대 3천345건, 18대 6천489건 이라고 한다. 그러나 5월 29일 국회 임기 종료를 남겨 둔 19대 국회는 현재 1만여 건이 넘는 법안을 상정하지 못한 채 계류 중에 있다는 소식이다.

이 법안은 5월 29일이 지나면 자동폐기될 운명에 놓여 있다. 그 중에는 민생법안으로 노동개혁 관련법안 5개, 산재보험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과 산업 활성화 관련 법안인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사회안전법안인 테러방지법 등 쟁점법안들이 상정되지 못한 채 국회 선진화법에 묶여 낮잠을 자고 있다고 하기에 하는 말이다.

 19대 국회의원들의 법안 가결률은 현재 33.3%로 역대 국회 최저라 한다. 물론 국회 선진화법이라는 근원적인 문제가 이유가 될 수 있으나 더 큰 문제는 협상에 대한 대화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정당 간 이해관계를 앞세워 타협을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19대 국회가 아직까지도 선거구를 획정하지 않아 20대 예비후보들이 더 이상 선거일정을 준비할 수 없는 선거구 실종 사태를 만들었고. 선거구 획정위원장까지 사퇴해 버린 상태에서 언제까지 선거구 획정을 하겠다는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니 국회를 해산하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과거 국회가 쟁점법안을 처리할 때면 등장했던 국회 안에서 공중부양을 한다든가 멱살 잡고 싸우는 폭력사태는 사라졌지만, 국회 선진화법에 걸맞은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법안 처리가 지연되는 등 크고 작은 구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는 국민들은 정말 답답하다.

 오죽하면 대통령이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정당 다툼으로 국회가 정상화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동물국회가 식물국회’가 될 수밖에 없는 수준밖에 안 되느냐며 국회를 원망하겠는가.

 소수당이 다수당의 횡포를 막고 다수당의 기습처리를 막는다며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수결의 원칙을 무시하고 만든 선진화법 때문에 19대 국회는 생동감이 사라졌고, 토론과 타협의 문화가 사라지고 아집과 태만으로 일하지 않는 국회로 변했고, 우리 사회는 심각한 내부 갈등과 대립으로 국론이 분열될 위기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국회의원들은 정녕 모르고 있단 말인가.

 끝없이 이어지는 각 정당들의 이해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정략적 싸움과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세력들의 편 가르기로 인한 갈등과 분열되는 정쟁을 보는 국민들은 짜증과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이제 국회의원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말고 건전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비판세력으로 성장해야 하고, 정부가 내놓은 국민의 삶과 관련된 법안에 대해서는 빨리 처리해 주길 많은 국민들이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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