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수학능력 시험이 끝나고 일선학교에서는 고3학생들의 수업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이미 교과과정이 끝난 데다 수시모집으로 대학입학이 확정된 학생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자신의 진로를 확정짓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등 학생들마다 상황이 틀려 일률적인 수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생들을 방치할 수도 없는 실정이어서 일선학교에서는 외부인사 초청 강연 등 학교실정에 맞는 별도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들을 위해 좀 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이 단순한 지식전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인격을 함양하고 일생을 살아갈 가치관을 형성해 준다는 차원에서 볼 때 한창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문화예술을 이해하도록 하고 이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은 교육상 커다란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 곧 닥쳐올 겨울방학 등 우리의 아이들이 학교와 떨어져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계기가 있는 만큼 공부에만 매달리지 말고 방학기간을 이용한 특기적성교육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도 있다고 본다. 흔히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이 해야할 공부가 산더미 같은데 한가롭게 시나 음악에 빠지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조차도 문화예술을 접하는 시도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 듯해 이도 또한 안타깝다. 문화예술은 우리의 감성과 인생을 풍부하게 하는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먼 것으로 도외시해 버리고 예술가나 예술가 지망생의 몫으로 돌리고 만다. 문화예술을 자주 접하면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올바른 인격을 형성할 수 있는 반면, 매일 공부만 강요하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고 긴장감을 견디다 못해 오히려 빗나갈 수도 있음을 어른들이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문화예술은 단순히 오락적·정서적 의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창의성 계발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점이다. 21세기는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이 창의성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 변수로 부각되고 있으며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창의성 계발을 문화예술의 접촉을 통해 실현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이 점차 평준화되면서 상품의 성공여부는 디자인이나 문화적 감각에서 찾게 되고 국가의 문화적 이미지가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런 문화적 감각은 소수의 예술가들에 달린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의 전반적인 문화예술의 수준이 높아져야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분야에 걸쳐 문화적·예술적 접근을 시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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