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일 원장
인천시 부평역 인근 구올담 치과병원 1층에 위치한 구올담 갤러리는 인천 미술계에서 ‘43㎡의 기적’이라 불린다.

소규모 전문 미술관이 거의 없는 인천의 미술 발전을 위해 지난 2002년 5월 병원과 함께 개원한 43㎡ 규모의 갤러리로 무료 대관을 고수하며 현재까지 무려 총 309회의 전시회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구올담 갤러리는 수준 높은 유명 작가의 초대전은 물론 참신하고 개성이 넘치는 젊은 작가들의 후원을 위해 다양한 전시를 여는 갤러리로 소문이 자자하다. 한 달에 두 번 여는 전시 예약을 위해 1년을 기다려야 하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작가들이 대관료 없이 작품을 전시하도록 돕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병원 측에서 리플릿 등 홍보물도 제작해 주면서 화가들의 칭찬이 높다. 개인전을 내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현실을 감안해 신예 작가를 위한 배려이다.

지난 9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진행되는 ‘허수인 개인전’ 방명록에 이런 글이 있다. 평생 동안 한 번의 개인전을 열지 못하고 작품 몇 점을 팔기가 어려운 미술계에서 화가 허수인이 2014년 대구대 회화과를 졸업하자마자 첫 번째 개인전을 열자 그의 친구가 "그토록 원하는 개인전을 열게 돼 축하한다"는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간접적으로 구올담 갤러리에 감사하다는 뜻을 전한 것이다.

지난해 2월 이곳에서 개인전을 연 화가 박승수도 즉석에서 그린 작품을 구올담 갤러리 관계자들에게 전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곳에서 큐레이터로 일하는 화가 장성복 씨는 "인천 출신의 이 지역에 대한 애정이 워낙 큰데다, 평소 화가들과 잦은 교류로 미술관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고 문을 연 갤러리"라며 "처음 문을 열었을 때 7층에 자리한 갤러리를 찾는 시민들이 많아지자 아예 1층으로 옮길 정도로 미술에 대한 애착도 높다"고 소개했다.

또 그는 "치과의 이미지 향상이나 마케팅을 위한 도구로 시작한 갤러리가 아니다"라며 "앞으로 일반인들의 미술 작품 관람을 위해 예술성 위주로 작품을 선정하는 등 갤러리 운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치과병원 내에 있는 갤러리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했다.

갤러리 관리를 맡고 있는 윤지영 씨는 "치과에 간다는 두려움으로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이 생각지도 못한 갤러리를 접하고 ‘이게 뭐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며 "미술 작품을 보기 위해 정기적으로 오시던 시민들이 나중에 환자로 방문할 정도로 반응은 좋다"고 평했다.

또 "좋은 작품을 본 관람객들이 사고 싶다며 작가를 소개해 달라고 할 때는 보람도 느낀다"고 전했다.

화가이자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장성복 씨는 "서울대를 졸업한 치과의사들로 구성된 구올담 치과병원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는 구올담 갤러리처럼 지역문화 발전을 위해 이런 소규모 미술관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전시 안내:오전 10시∼오후 7시, 공휴일·일요일 휴관. 인천시 부평구 경원대로 1418(부평동 185-1)

문의:☎032-528-6030, www.kooalldam.com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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