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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경두 인천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천광역시로 승격된 다음 해에 설립된 ‘인천21세기연구센터’의 초기 멤버로서 지난 20년 동안 인천 환경을 진단하고, 시민들의 삶이 쾌적하고 건강한 환경 속에서 영위될 수 있는 정책 방안에 대한 연구를 해 왔다.

그러던 차에 지방자치 정착 이후 20년 동안 인천의 도시환경지표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고찰할 수 있었다. 인천지역 대기, 폐기물, 수질, 에너지, 토지이용 및 녹지 등의 1995~2014년 통계자료를 분석하면서 환경지표가 20년 동안 얼마나 변화했는지 살펴봤다.

 우선 인천의 환경 변화를 보편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는 대표성도 있으면서 시민들이 이해하기도 쉽고, 지표가 주는 신호 역시 그 방향성이 뚜렷하다고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아 준 분석지표를 선정했다. 미세먼지와 오존, 1인 1일 생활폐기물 배출량, 5개 하천의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1인당 조성공원 면적 등의 분석지표가 선정됐고 분석지표별로 ‘지표·배출량·관련지표·예산·시민의식 변화’ 등의 연관관계, 분야별 예산 투자 및 시민 환경체감도 변화 등 비교평가를 거쳐 긍정적 또는 부정적 변화에 대한 평가를 해 봤다.

 지난 20년 동안 꾸준하게 긍정적인 변화를 보여 준 항목은 먼지배출량 감소, 대기 중 중금속 농도 개선, 생활폐기물 재활용, 누수율 개선, 5개 하천의 BOD 등 수질 개선이었다.

 일부 항목은 과거에 비해서는 현격하게 좋아졌지만 여전히 더 개선돼야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환경지표의 부정적 변화와 우려의 신호가 감지돼 환경관리정책상 점검이 불가피한 항목으로는 오존농도와 단기기준 초과 횟수, 1인 1일 생활폐기물 배출량 및 생활폐기물 처리 방식, 신재생에너지 생산량, 1인당 조성공원 면적 등 4개 항목이었다. 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오존은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단기 또는 장기 노출에 의해 심각한 건강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위해성 관리를 위해 우선적으로 살피고 있는 대상이다. 특히 다양한 배출원이 입지하고 있는 서북부지역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질 배출 관리와 오존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조사·연구와 시책 발굴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둘째, 20년을 비교하면 분명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줄고 재활용은 크게 증가했지만, 2008년부터 녹색성장에 따른 ‘폐자원 에너지화’의 영향으로 2010년 이후의 감량이나 재활용은 둔화됐다.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현안으로 품고 있는 인천시의 폐기물 관리는 감량과 재활용에 관한 정책수단 도입과 확대가 최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

 셋째, 인천의 신재생에너지는 폐기물 및 바이오에너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인천지역에서는 해양도시의 특성을 살려 해양에너지 종합콤플렉스 조성에 관한 과감한 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점차 신재생에너지는 미래의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기 때문에 대규모 발전시설 등의 사회적 책임과 시민햇빛발전 등 지역 내 자발적 역량을 체계적으로 연계해 상호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넷째, 1인당 조성공원 면적이나 갯벌 면적 등과 같이 시민 생활과 밀착되기 어렵거나 시민들의 상식과 다른 시그널을 보내는 환경지표보다는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 개발과 같은 구조적 정비가 불가피하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설득력을 담보하면서 생활밀착형 지표로 구체화돼야 하고, 국지적인 환경 변화도 확인할 수 있도록 보완돼야 하고, 무엇보다도 지표의 속성이 일관성 있게 유지될 수 있도록 잘 관리돼야 한다.

 지난 20년 동안 인천지역 환경지표 연구를 통해 참으로 많은 정책들이 수립되고 추진됐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과거의 해묵은 정책추진내역과 통계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모아 분석하는 것보다 힘들었던 것은 20~30년 이전의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과거의 인천 환경 모습을 담고 있는 사진자료와 언론기사를 구하는 것이었다.

그런 점에서 1950~60년대의 시뻘겋게 오염된 바다와 거무튀튀한 하늘을 담은 사진과 거대한 분진덩어리가 산성비와 엉겨 콘크리트처럼 내부를 꽉 채운 양철로 된 빗물받이 홈통을 고스란히 전시하며 지금의 변화된 모습을 자랑하고 시민들의 자긍심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일본 기타큐슈의 환경박물관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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