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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옥엽 인천시 역사자료관 전문위원
최근 인천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가치 재창조’의 여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과연 우리가 얻고자 하는 가치는 어떤 것인가? ‘가치(價値)’의 사전적 정의는 인간의 욕구나 관심의 대상 또는 목표가 되는 진선미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돼 있다.

즉,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모두 가치라는 것이다. 경제적인 것은 물론이고 육체적·정신적 활동에 이르기까지 ‘가치’의 범주는 광범위하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 가치를 평가하고 느끼는 주체인 사람의 존재이다. 인천 지역사회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구성원의 생각을 결집시킬 수 있는 정신적 기치(旗幟)가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지향하는 ‘인천가치 재창조’는 경제적 가치나 가시화된 유형의 성과 이외에도 인천 지역사회공동체가 공감할 수 있는 무형의 자산으로써 ‘정신적 가치’가 병행돼야 한다. 즉, 인천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자긍심’이 생성돼야 하며, 그 자긍심의 원천은 오랜 인천 역사의 다양한 모습이다.

 인천은 비류의 미추홀 정착으로부터 오늘날 인천광역시에 이르기까지 2천30여 년 역사 속에 도전과 개척으로 점철된 공간이다. 바다와 섬, 항구와 공항, 철도와 고속도로가 연계된 인천은 입지 여건상 여러 지역으로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과 같은 공간이다.

그러므로 지역사회공동체 각계각층의 목소리도 담아야 하고, 어려운 재정문제도 풀어야 하며, 청라·영종·송도 경제특구의 조성 등 지금도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인천의 현안사항들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인천 역사를 되돌아보면 시기마다 어려움은 있어 왔지만, 어떠한 난관도 극복해 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도시로 변모하면서 암흑과 좌절의 질곡을 경험했고, 광복 후는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틈도 없이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인천상륙작전의 현장이 됐던 인천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경제 회복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경주해야만 했다.

1960∼70년대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거듭 추진되면서 임해공단과 부평공단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각종 기간시설의 확충이 이뤄지면서 그 어느 도시보다 대한민국 근현대화의 초석이 됐던 공간이다. 그리고 이 시기를 이끌었던 것이 인천 역사 속을 관통하고 있는 ‘도전적 개척정신’이었다.

 정신적 가치 구현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모색했던 사례가 있다. 미국은 1961년 자국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신적 기조를 내세웠는데 그것이 케네디 대통령의 ‘뉴 프런티어(frontier)’라는 캐치프레이즈였다.

그는 미국의 건국정신·개척자 정신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사회복지 구현, 인종차별 폐지, 경제성장을 이루고자 했다. ‘개척자’라는 말 그대로 건국 초의 개척정신과도 같은 국민의 희생정신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으며, 미국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사회 개선을 위해 한때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전개된 정신운동이 있었다. 이른바 도덕재무장운동(Moral Re-Armament)이다. 제1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종교가 F. 부크먼이 제창한 윤리적 평화운동으로 국제 간의 상호 이해로써 평화를 확립해 인류의 행복을 추구한다는 목적 아래 1938년 발족된 것이었다.

무사(無私)·순결·사랑·정직의 4가지를 신조로 해 인종·종교·계급·국적의 구별 없이 화합할 것을 역설했다. 이 운동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전성기를 맞았고, 우리나라에도 1965년과 1966년 서울에서 MRA 세계대회와 아시아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주로 전국 중·고·대학교에 MRA 조직을 만드는 등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도덕성 회복을 통해 당시로서는 나름의 사회 개선을 위한 역할을 했다.

 현재 인천시 10개 군·구에는 300만 명에 달하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새로운 인천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인천인들의 정신적 공감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시대 우리가 지향하는 ‘인천가치 재창조’는 무엇보다 ‘인천 정신’, ‘인천인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정신적 가치 구현의 방향에서 진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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