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그 공간적 크기에 의해 측정되는 것이 아니라 도시가 품은 비전의 폭과 꿈의 높이에 의해 측정된다’는 말이 있어요. 문화 전문가로서 볼 때 인천 부평구는 ‘풍요로운 문화도시’라는 꿈을 시민들과 함께 일구기 위해 노력 중인 매력적인 도시라고 생각해요."

박옥진 인천시 부평구문화재단 대표는 "올해 10주년을 맞는 우리 재단이 그동안 뿌린 씨앗이 알찬 결실을 맺으리라 믿으며 첫 발걸음을 시작한다"며 신년 설계를 밝혔다.

박 대표에게 1년을 돌아본 소감을 우선 부탁했다.

"부평구문화재단 조직 통합 이후 많은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진행됐는데, 무엇보다 50여 명으로 구성된 부평구문화재단후원회가 발족돼 뜻깊은 한 해였죠. 또 자체 제작 공연(어린이 국악음악극 ‘할락궁이의 모험’,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이 두 개나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작품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은 전국 200여 개 공공극장에서 보기 드문 성과라고 할 수 있죠."

사실 문화도시를 꿈꾸는 지방자치단체는 여럿 있다. 이에 지역 문화정책을 이끄는 주체로 1997년 경기문화재단을 시작으로 많은 광역·기초단위의 문화재단이 생겼다. 하지만 시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펼치는 문화재단은 많지 않다.

그런 면에서 부평구문화재단의 성과는 알차다.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콘텐츠 개발과 사업이 많기 때문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부평 음악융합도시 조성사업’이다. 박 대표는 "2021년까지 부평아트센터를 포함한 부평아트존과 부평3동 일대를 문화벨트로 구성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만들 계획"이라며 "2∼3월께 추진협의체가 꾸려져 상반기에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중요한 사업이 또 있단다. 그는 "부평아트센터 앞에 있는 부평아트하우스의 위탁운영을 맡아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문화예술인과 생활문화 동아리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생활문화센터로 곧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그는 나름 준비를 많이 했다. 지난해 8월 문화를 미래 동력으로 삼아 도시를 성공적으로 되살려 낸 문화혁신도시로 유명한 영국 리버풀, 셰필드과 독일 루르를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부평구문화재단의 상임대표를 지난해 맡은 그가 지역 미술품 자선경매사업인 ‘부평옥션 화이트세일’ 등 새로운 프로그램과 사업을 쏟아내면서 ‘저게 될까’라는 주위의 우려도 적지 않았다. 또 일하는 과정에서 독단적 운영이나 직원들과의 마찰로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박옥진 대표의 일처리는 유하다. 일단 직원들의 평이 좋다.

여성답게 섬세하다는 것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제안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행으로 옮기려면 리더십이 중요한데, 문화전문가로서 해박한 지식과 함께 모나지 않은 성격 등 인격을 갖춰 따르는 직원들이 많다는 평이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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