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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희선 교육정책포럼 대표
세계는 현재 하나의 지구촌처럼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나라마다 자국 이익의 우선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 간, 민족 간, 지역 간 갈등과 대립은 쉽게 해소되기 어렵다. 이와 같은 국제적 갈등은 개방화·국제화의 폭이 넓어질수록 빈번하게 일어나고 더욱 심각할 것이므로, 앞으로의 세계 질서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국제 간의 갈등과 대립은 결국 각국에 그 부담이 돌아가기 마련이다.

 지구상의 어떤 나라도 세계 공동체 밖에서 살 수 없게 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세계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뤄 가고 있는데, 지구촌의 사람들은 아직도 다 함께 잘사는 법을 학습하지 못하고 있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가족 성원들이 가족공동체와 동일시하고, 민족 구성원들이 민족공동체와 동일시 하고자 힘쓰듯이 인류는 이제 세계공동체와 동일시하는 새로운 세계시민의식을 학습해야 할 때라고 본다.

 각 가족마다 뚜렷한 정체성을 갖고 민족공동체에 참여하듯이 각 민족마다 고유의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인류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조정과 타협을 통해 국제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힘을 키워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인류가 20세기에 경험한 급격한 사회변동은 21세기에도 계속될 뿐만 아니라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10년이란 관점에서 보면 2025년까지 생명공학기술이 근본적인 방법으로 인간을 바꾸기 시작할 것이다." 미래를 진단한 책으로 지난해 30개국 언어로 출판된 「사피엔스(Sapiens」의 저자인 하라라 이스라엘 히브리대 교수가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미래기술의 혁명적인 잠재력은 인간의 몸과 마음, 즉 호모사피엔스 자체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래의 인간은 유전공학, 나노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로 수명을 혁명적으로 연장하고, 생명체를 디자인할 것이라고 한다.

 2016년 이후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키워드로 ‘인공지능(AI), 불평등, 테러리즘’을 지적했다. 가능성이 높은 위험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컴퓨터가 인간의 의식까지 대체할 가능성은 낮지만 무인자동차, 의사로봇의 지능 때문에 운전자와 의사 수백만 명이 직업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경제적으로 쓸모가 낮아진 수많은 인간은 어떻게 될까? 21세기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

 부(富)의 불균형과 이로 인한 의학적 혜택의 불평등 심화도 세계적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사회적 불평등이 생물학적 불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하면서 상류층은 더욱 부유해지고, 더 많은 재능과 아름다움을 갖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건강한 노동자가 필요해 의학이 대중을 치료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21세기에는 대중보다는 소수 능력자를 중시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또 테러리즘에 대한 인류의 대처 방식이 미래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미래의식과 투시력 있는 미래설계는 이제 미래학자나 계획전문가들만의 독점물이 아니며, 모든 사람들에게 요구된다. 21세기의 주역인 오늘의 세대에게는 미래를 지혜롭게 선택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해야 한다.

미래의 충격에 슬기롭게 대처하기 위해서도 미래투시적 안목으로 변화에 대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조정하는 능력을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사의 가르침을 기계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의 학습보다는 스스로 자신의 학습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학습 습관의 형성이 필요하다.

 미국에서 연례적으로 개최하는 국제 콘퍼런스(TED)가 캘리포니아에서 토의했던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라는 제목이 발표된 후 세계적으로 큰 충격을 준 일이 있었다.

그 후 각국에서는 학교제도와 교육과정 및 교육 방법, 평가 등에 걸쳐 추진하고 있는 교육개혁을 반성하고 재검토하도록 영향을 줬다. 오늘의 학교교육은 시험이 없으면 공부하지 않는 습관을 심어 주는 데 큰 몫을 한다고 지적된다.

 교육의 중점이 강요된 학습에서 자발적 학습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계속적인 자기 갱신을 위한 자기주도의 교육 능력 속에는 새로운 정보를 수집 처리하는 기법과 기재를 활용하는 능력도 강조돼야 한다.

 목표지향의 교육행위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고, 교육 내용과 방법도 학교중심에서 벗어나 전체 사회를 교육의 장으로 삼는 방향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목표달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 목표를 교육과정의 내용과 방법 속으로 해석해 넣는 전문적 능력이 필요하다. 세계시민적 자질과 미래투시적 안목은 앞으로 전개될 변화의 물결에 대비해 교육의 중요한 과제임을 재인식하고 대처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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