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3d gpu
바로가기
메뉴로 이동
본문으로 이동

물건 좋고 깔끔하니… 간다고 전해라~

인천 구월시장, 대목 앞두고 북적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 2016년 02월 05일 금요일 제6면

지난 2일 저녁 인천 구월시장. 북적이던 낮 동안의 인파는 온데간데없다. 점포 앞 켜 둔 노곤한 백열전구만 흔들흔들거린다. 설 대목을 앞둔 구월시장의 하루는 이렇게 저물었다.

 설이면 인파로 북적였던 시장은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상인들의 푸념도 그래서 늘고 있다.

그래도 설은 대목이다. 이른 새벽 분주했던 떡집과 가지런히 줄 세운 제수용품점, 손으로 곱게 빚은 만두집은 넘쳐나는 손님들로 함박웃음을 짓는다.

 겨울 한파 속에서도 웃을 수 있는 것은 일상의 고단함을 잠시 뒤로하고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설이 있어서다.

6-2.jpg
인천 구월시장은 130개가 넘는 점포와 좌판들이 펼쳐져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이곳에는 유명 맛집부터 ▶잡화 ▶의류 ▶신발 ▶건어물 ▶생선 ▶정육점 ▶통닭 ▶야채류 등 없는 것이 없다. 골목골목으로 즐비하게 늘어선 점포들을 찾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인근 주민들이 구월시장만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례상 음식 장만은 더 그렇다. 한결같은 ‘좋∼은’ 물건들이 널려 있어서다.

 시장에서 과일 점포를 운영하는 김돌환(64)씨는 "조상 모시는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은 최상의 품질이어야 한다"며 "대형 유통점이 가격 면에서 저렴할 수 있겠지만 전통시장은 품질로 승부한다"고 했다.

 

6-3.jpg
김 씨에게는 이곳이 생활의 터전이다. 25년간 점포를 운영하면서 2남1녀를 키웠다. 구월시장의 모든 것을 꿰차고 있는 ‘산증인’이기도 하다. 김 씨는 현재 아들에게 상점을 물려주고도 시장을 떠나지 않는다. 수시로 시장에 나와 가게 운영과 물건을 봐준다고 한다. 이날도 김 씨는 빗자루를 들고 시장 구석구석을 오가면서 치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김 씨처럼 이곳 시장의 번영과 침체, 그리고 현대화 시설로 다시 일어서는 순간순간을 기억하는 상인들은 많다. 기름집을 운영하는 ‘박 씨’, 치킨집을 하는 ‘이 씨 할머니’도 구월시장 역사의 획을 그은 분들이다. 이들은 김 씨처럼 직접 물건을 보고 고른다. 상품 하나하나에 들이는 ‘정성’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이유에서다. 구월시장 상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정성이 대형 유통점의 물량 공세를 이겨낼 수 있게 한 원천이 된 것이다.

 # 인천 구월시장 명물 ‘곱창 골목’

 구월시장의 명물은 한 골목 전부를 차지한 순대집들이다. 일명 ‘곱창 골목’이라고 일컫는다.

 순대집을 운영하는 이모(62·여)씨는 "구월시장이 생기면서 순대집이 생겼다"며 "30년이 넘은 집들도 있다"고 한다.

 

6-7.jpg
역사만큼 곱창 골목은 유명하다. 국내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에도 오를 정도다.

 이곳 곱창은 특유의 냄새가 없다고 한다. 마늘과 양파 등으로 잡냄새를 잡고, 갖은 ‘비법 양념’으로 마무리한 곱창은 술 안주로는 그만이다. 이 때문에 이곳엔 저녁 시간이 되면 애주가들의 ‘무용담’이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이 씨는 곱창 골목의 유명세와 달리 한숨을 내쉰다. 매출이 줄어서다. "1990년대만 해도 정말 장사가 잘됐다. 지금은 당시와 비교하면 매출이 ⅓로 줄었다"고 푸념한다. 그래도 구월시장만한 곳은 없다고 손가락을 추켜세운다.

 이 씨는 "구월시장만큼 오래된 역사를 가진 곳은 없다. 이곳은 1970년대 노점상들이 생겨나면서 현재의 시장으로 자리잡았고, 이젠 구월동 최고의 명물이 됐다"고 소개했다.

 # 폼나는 현대화 시설, 인천 구월시장 살리다.

 구월시장의 강점은 아늑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매서운 한파도 구월시장 앞에서는 한 수 접는다. 시장 지붕 전체를 덮개로 한 ‘돔’ 형식의 현대화된 시설 덕분이다. 여느 시장과 다르게 찬바람과 눈비 등을 막아주면서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6-8.jpg
채소를 파는 한 상인은 "명절 전 3일이 시장 상인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날"이라며 "한파로 채소에 냉기가 잘 들지만 우리 시장은 매서운 바람은 피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한파가 와서 걱정을 했는데 내일부터 다시 날씨가 풀린다는 그나마 안심이 된다"고 상인은 흐뭇해했다.

 최근에는 시장 전용주차장까지 마련해 접근성을 갖췄다. 좁지 않은 시장 통로는 깔끔하게 정리정돈돼 있다. 전통시장에 가면 주차장도 불편하고, 비위생적이라는 말은 이곳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이곳에서 대부분 아침·저녁 반찬거리를 장만할 정도다. 구월시장이 서민 밀착형 전통시장으로 탈바꿈한 이유다.

 주민들이 즐겨 찾는 데에는 구월시장의 홈페이지(guwolmarket.com)도 한몫했다. 다른 시장 홈페이지보다 세련된 느낌을 주는 홈페이지는 카테고리별로 정리가 잘 돼 있다. 입점된 점포와 특징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잘 꾸며져 있다.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저작권자 ⓒ 기호일보 (http://www.kihoilbo.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