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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빈치,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프란시스 베이컨, 이들은 모두 통풍이라는 질병을 앓았다.

 과거 통풍은 악마가 발을 물어뜯어 생기는 병이라 믿었다고 한다. 그만큼 관절에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또 과도한 영양 섭취로 과거 귀족이나 왕들만이 앓았던 ‘왕의 질병’이라고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통풍 환자 수는 2012년 26만5천65명에서 2014년 30만8천937명으로 3년간 4만3천872명 증가했다. 또 고령일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에는 20~30대 통풍 환자 수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풍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요산이다.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의 최종 분해산물로, 콩팥을 거쳐 소변으로 배설된다. 그러나 배설의 감소가 지속돼 요산이 체내에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축적되면 요산 결정체가 형성돼 관절이나 연부 조직에 달라붙게 된다. 이렇게 요산 결정체가 침착돼 다양한 증상을 유발시키는 대사성 질환이 바로 통풍이다.

 통풍은 크게 무증상 고요산혈증-급성 통풍 발작-만성 통풍성 결절로 이어지는 만성·진행성 질환이다. 처음에는 통증은 없고 혈액 중에 요산의 농도가 높은 상태인 무증상 고요산혈증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적절한 요산 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급성 통풍 발작이 일어난다. 급성 통풍 발작은 주로 밤에 발생하는데, 통증이 급격히 나타나 2~4시간에 걸쳐 그 강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또 부종·압통·발작·관절 주위의 열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처음 발작이 일어날 때는 1년에 1~2회 정도로 가끔 일어나지만 점차 발작의 간격이 빨라져 지속성 관절염으로 변하게 된다.

 이 시기가 지나가면 증상이 전혀 없는 간기 통풍기에 들어간다. 이 시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지만 대개 1~2년 내 다시 통풍 발작이 나타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첫 번째 발작 후 1년 내에 62%, 2년 내에 78%의 재발작이 있었다.

 무증상기가 존재하는 것은 통풍만의 독특한 특징으로, 통풍을 감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풍의 발작이 반복될수록 간기 통풍기의 주기는 점차 짧아지며 최종적으로는 통풍성 결절의 형성으로 관절의 기능 장애 및 신기능 감소, 고혈압·고지혈증·당뇨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의 교정(금주·금연·체중 조절·식이요법)도 중요하지만 약물적 치료가 기본이다. 만성 통풍의 경우 기본적으로 요산의 생성을 억제해 주는 약물치료를 한다. 고혈압 환자가 혈압약을 평생 먹는 것처럼 통풍 역시 요산 저하제를 계속적으로 복용해 요산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환자 본인이 임의로 판단해 약의 복용을 중지해서는 안 된다.

 통풍의 치료뿐 아니라 예방을 위해서는 술을 자제할 것을 권한다. 술은 체내의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고 요산의 배설을 감소시킨다. 만약 통풍에 걸린 사람이 술을 마시면 낮은 요산 농도에도 통풍 발작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또 체중을 감량하고 혈압을 관리해야 하며, 통풍의 주원인인 퓨린의 과다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통풍, 과거에는 왕의 질병이었으나 이제는 현대인의 질병이다. 꾸준한 관리와 잘못된 생활 습관의 개선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 통풍을 유발하는 식습관(퓨린이 높은 식품)
 ▶술(맥주)과 탄산음료
 ▶붉은 고기와 육류의 내장
 ▶조개·새우 등의 갑각류
 ▶등 푸른 생선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희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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