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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진모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
지난해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시의회는 휴대전화 사용이 뇌종양의 발생 등 건강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모든 휴대전화 판매점에 부착하게 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사실 지금도 휴대전화 전자파의 위해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는 휴대전화 사용설명서에만 기재돼 있다. 담뱃갑의 경고 문구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아 모르고 넘어가는 것일 뿐이다.

 2011년 세계보건기구는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낮은 단계(2B 그룹)이긴 하지만 발암물질로 규정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휴대전화 사용설명서에 경고 문구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들이다. 또 이러한 전자파가 특정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뇌종양이다.

 휴대전화의 사용이 정말 뇌종양 발생을 증가시킬까?

 휴대전화 보급과 스마트폰의 사용이 대중화된 지금, 구시대적인 질문인 것 같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까지 명확한 답은 없다. 휴대전화와의 접촉이 가장 많은 부위가 머리이고, 특히 통화 중에 많은 전자파가 나오기 때문에 휴대전화 사용과 뇌종양 발생의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말이다.

 뇌종양이라는 질병 자체가 다른 암에 비해 드물고, 현재까지 진행된 대부분의 연구가 뇌종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해 얼마나 휴대전화를 사용했었는지에 관한 후향적인 연구(지난 사건의 리뷰를 통한 연구)가 대부분이기에 그 결과의 신뢰성을 믿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시행된 연구들을 간단히 보면 13개 나라 7천여 명의 뇌종양 환자들과 1만4천여 명의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사용시간을 비교분석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뇌종양의 발생과 휴대전화 사용 시간과의 연관성이 없다고 보고하면서도, 1천640시간 이상 휴대전화에 노출된 경우에는 약간의 위험성이 증가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또 스웨덴에서 시행된 다른 연구에서는 휴대전화의 사용이 적게는 30%, 많게는 70%까지 뇌종양(뇌교종)의 발생을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설문조사에 바탕을 둔 연구들은 개개인의 기억에 의존해 그 정확성을 신뢰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러한 논란이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최근 미국에서 20대의 젊은 뇌종양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고, 그 원인 중 하나로 휴대전화의 사용이 강력히 의심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거의 상식에 가까운 것이지만,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 된다고 사람들이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1940년대부터였다고 한다. 이를 고려한다면 휴대전화 사용과 질병의 연관관계가 앞으로 몇 년 내에 밝혀질 것이라 생각되진 않는다.

 이런 상상을 해 본다. 휴대전화가 뇌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면 당장 지금부터 휴대전화를 끊을 수 있을까?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외과 조진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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