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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를 대표하는 할리우드의 여신급 여배우이자 현실판 신데렐라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모나코의 공비가 된 그레이스 켈리이다.

1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배우로 활동하며 그녀가 남긴 작품 또한 10여 편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여배우의 전설로 남은 그녀는 연예계 은퇴 이후 6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팬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사실 그녀의 인기 배경에는 아름다운 외모와 빼어난 패션감각 그리고 한 나라의 왕비가 된 스토리와 이후 불운한 죽음까지 무수한 화젯거리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 그녀의 연기력은 저평가되는 측면이 있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그레이스 켈리의 뛰어난 연기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선택했다. 1954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갈채’를 통해 그녀는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그녀의 진가를 맛볼 수 있는 영화 ‘갈채’를 만나 보자.

왕년의 인기 가수 프랭크 엘진은 이제 한물간 사람이다. 알코올중독 증세뿐 아니라 자신감과 책임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의 태도를 보면 퇴물이란 느낌을 실감케 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다. 대형 뮤지컬의 주인공 역 제안이 온 것이다. 뮤지컬 감독 버니는 유년시절 그의 공연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은 바 있었다.

 그때의 감동과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버니는 제작자와의 마찰도 불사하며 프랭크 엘진의 캐스팅을 밀어붙인다.

어렵사리 성사된 엘진의 캐스팅 뒤에는 그러나 첩첩산중으로 난제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엘진의 자신감 부족으로 연기는 나아지지 않았고, 무엇보다 그의 아내 조지의 질투와 집착으로 엘진의 스트레스는 쌓여만 갔다.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었던 버니는 엘진의 아내에게 남편 일에 간섭하지 말고 공연장에도 나타나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는다.

 이제 비난과 질책 그리고 불필요한 질투와 집착을 보여 준 조지가 떠났으니 엘진이 스트레스를 극복해 뛰어난 연기를 보여 줄 거라 믿은 버니의 기대와는 달리, 아내가 떠난 첫날부터 엘진은 술집에서 난동을 부려 유치장 신세를 지게 된다.

 이후 버니와 엘진, 조지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갈까? 결국 엘진은 재기에 실패하고 감독 버니에게 실망만을 안겨 줄까? 조지는 남편을 파멸로 이끄는 희대의 악녀인 것일까?

영화 ‘갈채’는 클리포드 오데츠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각색한 작품으로 절망에 빠진 알코올중독 배우와 그를 지켜주는 아내 그리고 쇼비즈니스의 세계를 다룬 작품이다.

 주인공인 남편과 아내 역에는 빙 크로스비와 그레이스 켈리가 배역을 맡아 부부간의 심리적 갈등을 실감나게 표현해 냈다.

 영화 ‘갈채’는 다방면에서 환호를 받은 작품인데, 우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촬영·미술 등 7개 부문에 수상 후보로 올라 각본상과 여우주연상의 쾌거를 달성했으며, 이로써 그레이스 켈리도 아름다운 여배우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 진정한 배우로 인정받게 된다.

이와 함께 영화 내 서사도 결국 남편은 강박과 죄책감 등을 아내의 헌신으로 극복해 제2의 전성기를 열어간다는 해피엔딩의 결말로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2016년 새해에는 우리 모두가 해피엔딩이라 말할 수 있는 인생의 황금기가 다시 한번 더 펼쳐지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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