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이 최근 5연패와 함께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위협을 받자 사령탑인 김종민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11일 대한항공 구단에 따르면 김 감독은 지난 8일 KB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 패한 후 최근 경기 연패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으며, 구단은 이를 수용하고 남은 시즌을 장광균 감독대행 체제로 운영키로 했다.

구단은 분위기 쇄신이 절실하다는 판단 아래 감독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승점 52점(17승13패)으로 현재 7개 구단 중 OK저축은행(승점 65점), 현대캐피탈(승점 63점)에 이은 3위를 달리고 있다.

문제는 팀이 현재 5연패를 당하면서 하락세라는 점이다. 지난달 19일 우리카드전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긴 이래 한 번도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4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3위 팀과 승점 차가 3점 이내여야 하는데, 이대로라면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승점 51점)의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이어가던 대한항공은 5라운드가 시작된 지난달 19일 우리카드를 완파하고 86일 만에 선두로 복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패전만 거듭했고, 그 사이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이 연승 행진을 이어가면서 대한항공을 3위로 밀어내며 결국 김 감독은 스스로 물러나기에 이르렀다.

김 감독은 코치 신분이던 2013년 1월 성적 부진으로 해임된 신영철 감독의 후임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임시로 사령탑을 맡은 후 연패에 빠진 팀 분위기를 쇄신해 결국 대한항공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키고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같은 해 4월에는 ‘대행’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감독으로 선임됐지만 결국 불명예스럽게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지휘봉은 장광균 코치가 이어받아 감독대행으로서 팀을 이끈다.

장 감독대행은 2003년 대한항공에 입단해 레프트 공격수로 활약하며 2007 KOVO CUP대회 MVP, 2007-2008시즌 V리그 공격상을 수상한 바 있다. 2013년 현역에서 은퇴 후 현재까지 대한항공에서 코치를 담당하고 있다.

장 감독대행은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이끌게 됐지만 선수단 전원이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팀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일단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나면 승부는 아무도 모른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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