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모(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장).jpg
▲ 이성모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장
언제부턴가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오존(O3)은 선과 악의 두 얼굴을 가진 화학물질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단기간 온도 상승을 유발하는 기후변화물질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오존의 화학적 성질은 비릿한 냄새의 무색 기체로 산소분자(O₂)에 산소원자(O)가 하나 더 붙어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다.

 성층권 오존층은 인체에 유해한 자외선을 차단해 주며, 수돗물 생산 공정 중에서 오존이 수질을 개선하는 등 착한 모습을 보인다. 그럼 먼저 오존의 착한 얼굴을 대기환경에서 살펴보자.

 오존층은 대기 중 약 25㎞에 위치하며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을 지표에 도달하기 전에 대부분 흡수해 동식물의 생명을 보호하고, 특히 인체에 발생하는 피부암, 백내장 등을 예방한다.

1980년대 남극 오존층에, 1990년 북극 오존층에 구멍이 생겼으며 이는 냉매가스인 프레온이 오존을 산소로 분해해 오존홀이 생성됐던 것으로 보고됐다.

 다음으로 수중에서 오존은 어떤 선한 모습을 보일까? 수돗물 생산 과정에서 불쾌한 맛과 냄새를 유발하는 유기물을 산화하고, 전염성 미생물을 제거하는 오존의 좋은 효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 수돗물평가위원회 심포지엄에서 참석한 환경미생물전문가는 오존과 활성탄처리를 추가한 선진 정수시설은 일반 정수시설에 비해 수중에 대량의 이끼 종류인 조류(algae)가 발생해도 효과적으로 수돗물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수원으로 사용되는 강물에서 대량으로 발생한 조류는 표준정수처리시설에서는 맛있는 수돗물 생산에 어려움이 많다.

 즉, 가정 수돗물에서 불쾌한 맛과 냄새가 발생되며, 또한 염소소독제로 인해 암을 유발하는 트리할로메탄 등 소독부산물이 발생하기도 한다.

 여기에 오존이 대체 소독제로 사용돼 서울시는 2010년부터 오존처리를 도입했고 지난해 7월 모든 정수시설로까지 확대했다. 인천시를 비롯한 다른 대도시 역시 시설을 도입 중에 있다.

 이제부터 우리 생활공간에서 접하는 오존의 나쁜 면을 알아보자. 우선 자동차와 공장 등에서 배출된 화학물질이 햇빛과 반응해 생성된 오존은 광화학스모그를 유발하고, 기관지와 폐를 손상한다.

 미국 LA에서는 1940년대 최초로 광화학스모그가 발생해 식물에 피해를 줬고, 1954년 많은 시민들이 눈, 코, 기도, 폐 등의 점막자극과 일상생활에서 불쾌감을 호소한 바 있다. 인천시는 최근 3년간 대기오염물질인 오존이 고농도로 발생해 오존주의보를 총 17회 발령했다.

 검은 얼굴의 오존이 발생될 때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은 시민의 건강 보호를 위해 주의보를 신속하게 발령해 시, 군·구, 유관기관, 언론기관 등에 즉시 상황을 전파하고 또한 홈페이지, 전광판 그리고 SNS, 문자 서비스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통보하고 있다.

 이때 노약자와 어린이들은 실외활동과 과격한 운동을 피하고, 가급적 실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좋다. 사업장은 연료 사용량을 줄이고, 출퇴근 시민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리고 2007년부터 산업시설이 밀집된 남동인더스파크 인근에 광화학오염측정소를 설치·운영해 오존생성 원인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다.

 매년 측정망 운영 결과를 심층적으로 분석해 대기질 평가보고서를 발간, 환경정보 공개사이트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환경 유관부서 및 대학, 언론사 등에 우편으로 배포하고 있다. 자동차 연료 및 석유화학업종에서 주로 배출되는 톨루엔이 오존 생성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은 앞으로 기후변화 적응대책 마련을 위해 오존과 미세먼지 등 일반 대기오염물질을 상호 연계해 대기질을 통합적으로 해석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이 기후변화 재앙(해수면 상승, 폭염, 가뭄 등)을 일으키는 온실가스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에서 오존 역시 기온 상승을 유발하는 물질로 새롭게 밝혀져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오존이 지역별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해 일반인이 알기 쉽도록 취약성 평가지도를 작성할 예정이다. 기후변화 취약성평가 보고서(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수도권 지역이 대기오염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래서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후변화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인천시를 구축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