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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드라마는 재판 과정을 다룬 영화로 의뢰인의 결백을 입증하고 실제 범인을 밝혀 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 장르는 재판 과정에서 빚어내는 갈등과 서스펜스를 통해 작품으로의 몰입을 이끌어 낸다. 이와 함께 법정 내 증언과 변호, 반론 등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까지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하며, 인간의 본성과 법이 규정하는 세상의 진실과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오늘은 법정 드라마인 1990년 작품 ‘의혹’을 소개하려 한다. 이 작품은 법정 영화의 고전으로 알려진 ‘앵무새 죽이기’의 제작에 참여한 알란 J. 파큘러 감독이 당대 최고의 배우 해리슨 포드와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촉망받는 유능한 부장검사 러스티는 아내, 아들과 함께 화목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순풍에 돛을 단 듯 순항하던 그의 인생은 하나의 사건으로 제동이 걸린다.

그것은 바로 동료 검사인 캐롤린의 죽음이었다. 의문의 살해를 당한 캐롤린 사건의 수사를 맡게 된 러스티는 동료의 끔찍한 죽음 앞에 말을 잇지 못한다.

착잡한 심정으로 사건을 수사하던 러스티는 범죄 현장에서 자신과 관련된 증거물들이 발견되자 당혹해 한다. 결국 모든 증거들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러스티는 살인자로 몰려 법정에 서게 된다.

사실 러스티와 캐롤린은 내연관계로 이미 끝난 사이임을 통보한 캐롤린과는 달리 자신의 감정을 미처 정리하지 못한 러스티의 집착과 질투는 사건 발생 직전까지 이어져 왔다. 이러한 내막이 밝혀지며 러스티의 살인 의혹은 확정으로 굳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끝까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러스티는 이 사건 뒤에 자신을 파멸시키려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음을 확신한다.

 자신을 죄인으로 지목한 사건의 회오리바람 속에 러스티는 스스로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조작된 퍼즐 조각의 틈을 파헤쳐 나간다. 그 과정에서 캐롤린의 죽음과 관련된 여러 비밀들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며 러스티는 이 사건의 뜻밖의 진범과 마주하게 된다.

영화 ‘의혹’은 소설 「무죄추정」을 원작으로 각색된 작품으로, 「무죄추정」은 존 그리샴과 함께 미국 내 법정 소설의 양대산맥으로 손꼽히는 작가 스콧 터로의 대표작이다.

작가 자신이 변호사인 경력을 발휘해 그의 작품은 사건과 법정에 관한 묘사가 무척 사실적이며 생동감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87년에 출판된 「무죄추정」에 매료돼 영화 제작을 결심한 알란 감독은 방대한 원작의 치밀함과 재미를 살리면서도 영화적으로 빈틈없는 구성이 돋보이는 각본을 만들었다. 여러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긴박하게 진행되는 스토리는 영화의 러닝타임을 가득 채우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이와 더불어 법정 영화의 핵심이라 할 만한 재판 장면은 검사 측과 변호인 측의 카리스마 넘치는 심리 대결과 예상을 뛰어넘는 심문 방식, 서로의 수를 먼저 읽어 내려는 치밀한 두뇌싸움 등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해리슨 포드와 라울 줄리아, 보니 베델리아, 폴 윈필드 등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영화로의 몰입을 강화시켰으며,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의 음악도 극적 긴장감을 강화하는 데 그 몫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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