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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승용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민족 대명절인 설날이 지났다. 긴 연휴가 끝나고 많은 사람들이 후유증을 겪었겠지만, 이제 학생들은 새 학기 준비로 정신이 없고 직장인들도 바쁜 일상으로 돌아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명절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건초염 환자들인데, 실제 외래 진료실에서도 명절 직후 과도한 가사 노동으로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건초염은 많이 들어봤으나 ‘건초’라는 단어는 생소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손가락과 손목 관절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힘줄의 역할이 중요하다. ‘건초’는 이 힘줄을 싸고 있는 얇은 막으로, 힘줄이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더욱이 이 얇은 막에는 활액이 있어 손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하는데 이곳에 염증이 생긴 것을 건초염이라고 한다.

이곳에 염증이 발생하면 손이 붓고, 손을 움직일 때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든다. 또한 힘줄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하며, 심할 경우 손가락을 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치하면 힘줄이 끊어져 관절을 움직일 수 없게 돼 수술을 진행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건초염이 생기는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반복적인 사용이다. 신체의 어느 부위든 반복적으로 무리하게 사용하면 탈이 난다. 건초염은 힘줄에 과도하거나 반복적인 압력이 가해질 때 생기는데 주로 손가락과 손목, 어깨에서 발생한다. 급성으로 발생할 경우 붓고 통증이 심하다.

특히 관절의 사용이 잦을 경우 힘줄 주변부의 마찰이나 파열로 발생하게 된다. 보통 육아나 집안 살림을 하는 여성들에게 주로 생겼지만, 최근에는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이나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학생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초기 건초염의 경우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의 사용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환부를 고정할 수 있는 보조기나 밴드를 착용하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열감이나 부기가 있을 경우에는 냉찜질을 하는 것이 좋고, 열감이 없고 통증만 있다면 온찜질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무리하게 하는 운동도 관절과 힘줄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따라서 운동 전후의 스트레칭을 생활화하고 통증을 유발하는 자세를 교정하는 등 생활 습관의 변경도 필요하다.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일반적으로 건초염으로 내원한 환자들의 대다수가 증상이 조금씩 나타나도 방치해 두다가 일상생활이 힘들어졌을 때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또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 없이 자가 진단만으로 스스로 처치하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이러한 처치는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완치할 수 있는 병을 오히려 키우는 행동들이다. 갑자기 자주 사용하는 손목에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정형외과 성승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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