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와 올해 초 지역경제는 계속된 대내외 악재로 내수 및 수출 부진이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인천경총은 제조업 종사자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자긍심을 높여 청년일자리 창출과 실업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

김학권(70)인천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밝힌 올해의 포부다.

김 회장은 "일본의 엔저, 중국의 경기 둔화, 저유가 등으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돼 한계기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산업 현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 산업인력 양성에 다시 한번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 혁신과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상공인과 숙련공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게 김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한국은 18년 동안 세계기능올림픽에서 우승을 놓치지 않은 자랑스러운 실력을 가졌지만, 이들에 대한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며 "예전처럼 공항에서부터 카퍼레이드는 못해 주더라도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이들의 땀방울을 인정하고 의사·변호사 못지않은 삶을 꾸려 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 대한 인식 제고와 현실적 처우 개선이 이뤄질 때 비로소 ‘취업난 속 인력난’이라는 사회적 모순 구조를 타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일학습병행제 운영과 청년취업플랫폼 구축, 고용전략개발포럼 개최 등 인천경총이 꾸준히 진행해 온 청년일자리 창출사업에 올해도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 여건이 악화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인천지역 제조업체 퇴직자와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창업 지원사업도 펼치겠다고 했다.

특히 노사문제에 대한 객관적이고 중립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노동개혁이 정치적 논리에 희석되고 골든타임을 놓쳐 아쉽다"며 "노동부 지침으로 인한 노사관계 불안과 혼란을 최소화하고, 총선을 앞두고 기업의 노사관계가 정치 쟁점화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노동집약접 대량생산과 아날로그적 방식의 기업 논리는 오늘 날과 같은 글로벌·디지털 시대에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기업 스스로 해외시장 개척과 가성비를 최대로 높일 수 있는 공장 시스템 등을 구축해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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