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재산이 많아요. 유구한 역사를 품은 옛 것과 매우 현대적인 시설이 동시에 있다는 점에서 찬물과 뜨거운 물이 함께 있는 양면성을 지닌 도시라고 생각하죠."

이계원(54)인천대 조형예술학부장은 지역과 함께하는 교수로 통한다. 인천시평생학습관 공모전 선정위원 등을 역임하고 지역에서 다양한 전시회를 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서양화가로서의 자신 얘기보다는 예술의 기능과 사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예술을 통한 도시재생에 성공한 영국 등 해외 사례를 연구한 결과 인천에서도 적용 가능한 일이 많아요. 재미난 점은 성공한 나라마다 특색이 다르다는 점이에요."

지역 현장 예술인들에 의해 폐허 지역이 관광도시로 탈바꿈한 영국의 도시재생 등 모범 사례가 많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인천의 도시재생에 적합한 모델이 무엇인지 묻자 잠깐 고민 뒤에 이런 대답을 내놨다.

"한류를 이끌고 있는 K팝, K드라마 등은 정부의 지원이 아닌 기획사들과 문화예술인들의 노력 덕분 아닌가요? 인천도 마찬가지라고 봐요"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 전역에 열풍을 불러일으키면서 중국 관광객들이 촬영지인 인천대와 송도 석산 등을 아직도 찾을 정도지만 인천에는 2%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 이어졌다.

"인천을 찾는 관광객들을 붙잡아 둘 ‘꺼리’가 다양해야 하는데 사실 쇼핑 등 각종 인프라가 부족한 면이 있어요. 이

에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관광객들을 겨냥한 프로젝트를 인천관광공사 등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자신뿐만 아니라 인천대가 2013년 1월 국립대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이와 같은 고민을 하는 교수들이 많다고 한다.

"인천대 체육학과 교수들도 바다와 연계한 해양레저 체험프로그램 등에 대해 연구 중인데 예산 등이 뒤따르면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참신한 연구들이 의외로 많아요. 지역을 위한 역할을 교수들이 스스로 찾고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죠"

지역 시민들의 바람인 인천시립미술관 건립에 대한 이야기도 잠깐 나눴다.

"예산 부족 등으로 건립이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미술관 건립도 중요하지만 운영 방식도 미리 생각해보는 것이 좋아요. 많은 돈을 들인 만큼 본전을 뽑아야한다는 투자 관점 대신 기부라고 생각하고 전문가들에게 미술관을 맡기는 것이 중요해요. 건립되고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다른 몇몇 지자체들의 사례를 보면요"

‘지역에 문화시설이 충분하지 않냐’라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서도 생각이 묻어난 한마디 말을 건넸다.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에요. 하지만 과거에 비해 문화시설이 많이 생긴 것은 사실로 이제는 다양한 문화 속살(콘텐츠)를 만들어 내실도 챙겨야 할 때라고 봅니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