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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식 (사)인천시 서구발전협의회 회장
돈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돈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어도 행복을 불러오는 데는 돈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나뿐인 사람의 목숨을 노리거나 권력을 이용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챙기는 사회가 돼서야 되겠는가?

우리나라는 돈 때문에 반세기가 넘도록 전직 대통령 가족 그리고 국회의원들과 권력자들이 감옥을 다녀오거나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자랑스럽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하기야 다른 국가라고 예외가 있을 수 없겠지만, 그놈의 돈 때문에 존경받아야 할 전직 대통령들이 국가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국민들의 냉소를 받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보험금을 노리고 자식이 부모를, 부모가 자식을, 남편이 부인을, 부인이 남편을 죽이는 끔찍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돈이 얼마나 좋으면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보다 못하게 생각하고 있을까? 더구나 교회 목사라는 성직자까지 자기 자식을 죽이는 범행을 저지르는 한심한 사회 속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옛 성인들의 말씀에 누구나 자기가 먹을 양식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했다. 그 말 때문은 아니겠지만 옛날 어른들은 자식을 많이 낳아 대가족을 이루며 살았어도 지금처럼 돈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죽이거나 부모가 자식을 죽이거나, 한때 국가 2인자로 권좌에 있던 사람이 불법으로 챙긴 돈 때문에 감옥에서 지내는 이런 사회는 아니었다.

선조들은 못 먹고 헐벗고 살았지만 그때는 정신적인 법도와 가치가 사회와 가정에 굳건하게 자리잡고 있었기에 마음이 넉넉해 지금처럼 돈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끔찍한 사회는 아니었다고 생각해 본다.

그런데 왜 이렇게 변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돈에 대한 욕심, 물질에 대한 욕심, 감투 욕심 등 헤아릴 수 없는 욕심 때문에 어쩌다 상부상조하던 미풍양속이 사라지고 오직 나 또는 내 집과 내 가족밖에 모르는 이기심이 가득한 사회로 변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신과 의사가 돈의 효용에 대해 흥미롭게 분석한 책을 읽어 봤다. 저자는 우리나라 중산층을 기준으로 볼 때 돈이 사람에게 최대 효용을 가져다줄 수 있는 액수가 20억 원 정도가 상한선이고 그 액수가 넘어가면 돈 때문에 슬슬 골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어떤 학설과 기준에서 이러한 수치가 나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돈이라는 것이 무한정 많을수록 좋은 것은 아니라는 데는 공감이 가는 글이다.

오래전에 떠돌던 얘기지만 우리나라 최대 재벌로 살아오신 삼성그룹 이병철 회장께서 작고하시기전 당시 가지고 있던 재산은 3조 원이라고 했다.

그러나 건강이 악화되자 전 재산 3조 원을 줘서라도 30대의 건강을 찾을 수 있다면 재산을 다 내놓겠다는 말이 생각난다. 사실 여부를 떠나 고개가 끄덕여지고 맞는 말인 듯싶다. "사람은 전 재산을 모두 잃어버려도 살아갈 수 있지만 희망과 건강을 잃으면 살 수 없다"는 말대로 아무리 돈이 많으면 뭐하나, 죽을 때는 모두가 빈손으로 가지 않는가.

이제 새롭게 변해야 한다. 버려도 되는 것이 있고 아직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겠지만 돈, 명예 모두 버릴 수 있으면 버려야 한다. 욕심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가지려 하다가 가진 것조차 잃는 무모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 가져야 한다는 한계를 넘어 모험을 강행하다 패가망신하는 아픔은 맛보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살아있을 때 건강하고 좋은 일 하면서 세상 살아간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다. 내 나이 80에 건강한 몸으로 매일 저녁 30∼40대 젊은 사람들과 어울려 폭탄주 마시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으니 나도 3조 원의 재산은 갖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 모두 건강하게 돈과 명예 욕심 부리지 말고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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