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암미술관 전경.
▲ 송암미술관 전경.
동양제철화학(현 OCI)의 창업자인 고(故) 송암(松巖) 이회림 회장이 2005년 6월 미술관 건물과 유물 9천 여점을 인천시에 기증해 운영 중인 송암미술관은 인천의 많지 않은 문화공간 중 하나이다.

2011년 4월 리모델링과 관리동을 신축해 재개관한 송암미술관은 현재 인천시립박물관이 운영하고 있다.

인천 남구 학익동에 위치한 송암미술관의 입구에 들어서면 대지 1만4천553㎡에 어마어마한 규모로 세워진 건축연면적 3천660㎡에 달하는 전시동과 관리동이 눈에 띈다.

송암미술관의 소장 유물도 대단하다.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이 80세가 된 1775년에 그린 ‘노송영지도(老松靈芝圖)’를 비롯해 3·1운동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위창 오세창(1864~1953)의 ‘와당도’ 등 회화·조각·공예·서예 등 한국 미술의 전 시대와 분야를 망라하고 있는 작품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선의 노송영지도는 고 이회림 회장이 지난 2000년 경매에서 7억 원에 낙찰받은 작품으로 송암미술관의 대표작이다.

김동근 송암미술관 학예사는 "작품들이 워낙 방대해 인천 지역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야외 정원에 전시된 미술품들도 볼 만하다. 특히 광개토대왕비가 눈길을 끈다.

신재명 송암미술관장은 "설립자가 생전에 모형 제작자를 중국 현지에 보내 원형을 그대로 재현·복제한 것으로 실물과 똑같이 사면에 1천800자가 새겨져 있으며 높이는 6.34m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 신재명 송암미술관장
▲ 신재명 송암미술관장
송암미술관은 설립자가 박물관을 기증한 뜻에 따라 인천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도 펼치고 있다.

2014년 ‘교과서 속 아름다운 우리 미술전’과 2015년 ‘계승과 변화, 한국근대채색화’등 특별기획전을 매년 1회 열고 ‘송암예술아카데미’ 등 성인·청소년·어린이·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정기적으로 진행해 인기가 높다.

송암미술관을 이용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인천 남구 학익동 일대 도시개발사업구역 한가운데에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는 것. 이런 이유로 지난해 송암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1만5천744명으로 예상보다 많지 않았다.

김동근 송암미술관 학예사는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이 1㎞ 정도 떨어져 있어 미술관 앞 새로운 버스노선 유치와 버스정류장 신설을 인천시 관련 부서와 협의 중"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드넓은 서해를 볼 수 있는 전경을 지니고 있는 데다 프랑스풍 건축 양식으로 지워진 건물과 엄청난 소장유물을 지닌 송암미술관의 매력을 알아보는 관람객들이 늘게 되면 머지않아 송암미술관이 인천의 대표 갤러리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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