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경제가 사람잡네
안드레아 토르니엘리·자코모 갈레아치/갈라파고스/272쪽/1만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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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선한 사람들을 위한 자비의 경제학’이란 책의 부제가 말해 주듯 「이놈의 경제가 사람잡네」는 바티칸 출입기자인 두 명의 저자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경제관을 풀어쓴 책이다. 물질주의와 비인간화, 전쟁과 빈곤, 가난하고 일자리 없는 사람들에 대한 교황의 말과 행보가 자세히 설명돼 있다.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이후 2013년 3월 13일 아르헨티나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이 교황으로 선출된다. 그는 라틴아메리카와 예수회 출신의 최초 교황으로, 평생 청빈하게 살았던 사제인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을 선택했다.

 이후 프란치스코 교황을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의 들어가는 말에서 나오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이 공산주의자라는 비판이었다. 교황으로서 8개월 만에 권고 ‘복음의 기쁨’을 선포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 하지만 저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장은 교회 전통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 가톨릭 사회교리 중 ‘가난한 자의 우선적 선택’을 근거하고 있다고 일러준다. 특히 1931년 발표된 비오 11세의 회칙 ‘사십주년’에서 그 전통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교황에 대한 논란과 오해는 오래 가지 않았다. 가난한 이를 잊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을 택한 교황답게 이후 경제제일주의와 황금만능주의, 물질주의로 인한 빈부격차의 심화와 비인간화를 매섭게 지적했고, 세계 각국을 돌며 전한 위로와 분쟁지역에서 평화를 호소한 그는 역대 교황 중 이제 가장 사랑받는 교황이 됐기 때문이다.

 교황의 메시지는 최근 가톨릭교회를 넘어 전 세계로 전해지고 있는 상태다. 냉소와 무감함에 젖어 있던 사람들을 강하게 일깨우면서 돈과 탐욕의 지배를 벗어나 그 무엇보다 사람이 먼저인 경제를 위해 어떻게 세상을 바꿔야 할지, 그것을 위해 어떻게 행동할지 촉구하는 그의 말은 호소력이 강하다.

 일례로 교황은 부유층의 투자·소비 증가가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로까지 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경기 부양 효과로 나타난다는 경제이론인 ‘낙수효과(落水效果)’를 비판한다. 제대로 실현되지도, 또 증명되지도 않은 이론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컵에 물이 다 차면 물이 밖으로 흘러내려야 한다. 하지만 물이 다 차는 그 순간 마술처럼 컵이 더 커지고 있다"며 교황은 허황된 낙수효과를 믿게 되면 빈곤은 가속화되고 무관심의 세계화가 더 확장된다고 말한다.

 이에 교황은 사람이 버려지는 지금의 경제를 ‘사람을 죽이는 경제’로 규정하고 연대와 실천을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다. 자기 안에, 교회 안에 갇혀 있지 말고 세상으로 나가서 자비의 경제를 위해 실천하라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자비의 경제’를 이해하려면 백 마디 설명보다 교황의 경험담 소개가 더 나을 듯싶다.

 "저는 고백을 하려는 누군가를 만나면 언제나 다음과 같이 묻습니다. ‘자선을 베풉니까?’ ‘그럼요, 신부님!’ ‘아, 좋아요 좋아!’ 그리고 또 다른 질문을 합니다. ‘자선을 할 때에는 언제나 상대방의 눈을 마주합니까?’ ‘글쎄요,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네요.’ 그러면 다시 묻습니다. ‘자선을 할 때 그 돈을 받는 사람의 손을 잡아서 주나요, 아니면 동전을 던지듯이 주나요?’ 바로 이것이 문제입니다. (중략)우리 모두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우리 안에 받아들여야 합니다."

초등학생을 위한 인천 역사문화 여행 
서예나/푸른날개/104쪽/9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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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육지의 정거장인 인천공항·인천항부터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까지 인천에 대한 모든 것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초등학생 여러분은 살고 있는 인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지역과 고향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있으면 착한 어린이랍니다"는 대답을 건넨다.

 그가 권하는 ‘인천 역사문화 여행 코스’는 이거다.

 "자유공원에 올라 맥아더 장군과 기념사진 한 장 찍고,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으로 이끈 팔미도 등대를 직접 확인해 보고, 차이나타운에 있는 짜장면 박물관에 들러 눈요기를 실컷 하세요. 그 다음 수인선을 타고 소래포구 역으로 가서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산책하면 좋구요. 월미도로 이동해 유람선을 타고 인천 앞바다를 즐기고 송도국제도시의 전망대에 올라보면 인천의 현재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답니다. 인천의 과거를 알고 싶다면, 단군왕검이 도읍을 정한 곳 강화도에 가보시면 됩니다"

 침묵의 기술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아르테/240쪽/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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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SNS 등으로 말의 과잉시대에서 침묵으로 말하라."

 18세기 프랑스 문필가로 활동했던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신부(1716~1786년)가 쓴 책으로 ‘침묵론’의 대표 고전이다.

 당시 유물론과 무신론적 자유사상으로 말과 글이 넘치는 시류를 비판하며 침묵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디누아르 신부는 "지혜에서도 상책(上策)은 침묵하는 것이고, 중책(中策)은 말을 적당히 또는 적게 하는 것이며, 불필요하거나 잘못된 말이 아니더라도 말을 많이 하는 것은 하책(下策)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저자는 ‘침묵의 유형’을 구분해 논하며 ‘침묵의 필수 원칙’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침묵보다 나은 할 말이 있을 때에만 입을 연다’,‘침묵이 필요하다고 해서 진솔함을 포기하라는 뜻은 아니다’ 등이 그가 전하는 14가지 침묵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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