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이 가계부채에 신음하는 소외계층에 ‘희망’을 선물했다.

지난달 1일 수원지방법원 파산면책결정 공고를 확인한 박모(43·여)씨는 곧 바로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009년 9월 남편의 사업실패로 떠안은 빚으로 8년 동안 시달려 온 채무독촉과 압박에서 해방됐기 때문이다.

수년간 이어진 박 씨의 악몽은 지난해 8월 경기도 서민금융복지지원센터(이하 금융지원센터)를 방문한 이후 변하기 시작했다.

금융지원센터의 안내로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는 채무자가 적정한 절차를 최소의 비용으로 신속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인 ‘개인회생 및 파산 패스트트랙(이하 패스트트랙) 지원’을 신청하게 된 것이다.

박 씨의 경우 남편이 운영하던 온라인게임회사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투자가 중단되면서 결국 부도가 났고, 당시 남편에게 연대 보증했던 4억 원의 채무가 고스란히 본인에게 이전됐다.

문제는 채무의 부담뿐만 아니라 승승장구하던 배우자의 사업이 폐업에 이르게 되면서 가족 소유의 모든 부동산이 경매 처리되는 등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로 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얻게 됐다.

그러던 중 남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연히 경기신보의 금융지원센터 개소 소식을 접했고,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남편과 함께 금융지원센터에 방문하게 된 것이다.

상담센터에 방문한 부부는 파산신청 비용조차 마련할 길이 없어 수년간 고통 받았던 설움을 토로했고, 상담센터에서는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무상으로 소송구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했다.

또 패스트트랙 협약을 통해 평균 15개월 걸리는 사건처리를 수원지방법원의 전담재판부를 통해 4개월 만에 종결처리 시키기도 했다.

박 씨는 이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현재 금융지원센터를 통해 개인회생 및 파산을 신청해 회생인가결정 및 파산면책결정을 기다리는 사건은 총 71건, 약 153억 원이 진행 중이다.

김병기 경기신보 이사장은 "금융소외계층의 자활과 자립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패스트트랙 제도가 금융 위기에 빠진 도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경기도와 함께 서민경제 안정을 위한 방안마련에 최선을 다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지원센터는 도민의 금융복지 및 가정재무와 관련된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도와 지자체 및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복지서비스의 연계를 통해서 서민들의 성공적인 경제적 자립과 회생을 지원하는 서민금융안정망 역할을 위해 지난해 7월에 설립된 기관으로 경기신보가 위·수탁 운영 중이다.

도내 금융지원센터는 수원, 안양, 안산, 고양, 구리, 의정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관련 문의사항은 대표전화(☎ 031-888-5550~1)로 하면 된다.

박광섭 기자 ksp@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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