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초월하는 존재를 우리는 신(神)이라 부른다. 그 중에서도 기독교·이슬람교·불교 등 세계 3대 종교(宗敎)에서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신의 존재는 상상할 수 없는 위력을 지닌다. 그들이 믿는 신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희망이 되고, 시련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2015 세계 책의 수도 인천’ 지정을 기념해 기호일보사가 진행하는 ‘인천시민과 명사가 함께하는 애장도서전’의 서른여섯 번째 명사로 선정된 이은자(53)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인천지회장 역시 신에 의지해 믿음의 생활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인생의 지침서이자 애장도서로 「성경(聖經)」을 꼽았다.

# 제2의 고향 인천, 30년 한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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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고향인 이은자 회장은 1986년 결혼 후 인천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당시 빵과 초콜릿을 만드는 베이커리 원료 수입업을 한 그에게 가장 어려운 숙제는 자녀 교육이었다.

 "애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가 됐는데, 엄마는 매일 새벽에 나가 밤늦게 들어오는 생활이 반복되다 보니 가장 걱정됐던 것이 인성교육을 올바르게 받지 못해 외톨이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그때 집 근처 교회가 떠오르더군요. 또래 아이들이 있는 교회에 가서 어울리다 보면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였어요."

 이 회장이 교회와 인연을 갖게 된 계기다. 이후 이 회장의 인생도 180도 달라졌다. 버겁기만 했던 사업이 술술 풀렸고, 아이들도 큰 탈 없이 자라 줬다.

 이 회장이 이끌고 있는 초콜릿 사업은 나날이 번창했고, 사업 영역이 확장되자 전국에 지사를 둬야 할 정도로 일이 많아졌다. 현재 ㈜철은인터내셔널 대표로 ‘쥬네스 초콜릿’이라는 명품 초콜릿 브랜드를 생산·판매하는 이 회장은 전국에 지사만 20여 개가 넘고, 500여 명의 직원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이 회장이 생산하는 쥬네스 초콜릿은 얼마 전 문을 닫은 송도브릿지호텔에서 운영한 초콜릿박물관 및 체험학습장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에게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한창 잘나가던 시절에는 외국인 관광객만 연간 2만여 명, 국내 관광객이 4만여 명이나 달했다고 한다.

# 삶의 지침서, 성경(聖經)에 눈뜨다.

 이 회장에게 성경은 30년 전 아이들을 위해 교회를 찾았을 때부터 현재까지 삶의 지침서가 되고 있다.

 처음 성경을 접했을 때 도무지 믿기지 않는 내용 때문에 예수는 신이 아닌 그를 신성시한 인간들이 만든 허구일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성경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계기는 그가 다니던 교회에서 열린 부흥회에 참석하면서부터다.

 "힘들고 지칠 때 버팀목이 돼 주는 존재가 필요해 교회를 찾았을 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부흥회 참석 이후 믿음도 생기고 성경 말씀이 제대로 이해되더군요. 성경을 허구라고 생각했던 제게 이제 성경은 삶의 지침이 되고 있습니다."

 믿음이 생긴 뒤 이 회장이 성경을 읽는 태도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성경의 유명한 글귀만 떼어서 읽었다면 이후부터는 성경의 시작과 끝 모든 부분을 정성스레 읽고 또 읽는 습관이 생겼다.

# 행복과 시련은 늘 함께 찾아온다.

 

이 회장이 회사를 이끌며 언제나 사업이 번창했던 것은 아니다.

 한번은 서울에 본사를 둔 동종 업체 대표 몇몇이 인천으로 와 경쟁 구도를 형성했던 적이 있다. 당시 이 회장은 실력으로 승부를 본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사업을 하기 위해 단체 계약을 하는 곳마다 찾아와 훼방을 놓는 등 불법적으로 업무 방해를 하는 통에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몇 달 맘고생을 했다고 한다.

 그때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 회장을 달래 준 게 성경이다.

 "잠을 못 자고 뒤척이다 새벽 4시께 잠이 들었는데, 눈을 감은 지 얼마 안 돼 갑자기 성경 말씀이 떠오르더라고요."

 그가 떠올린 성경 구절은 ‘여호수와 1장 9절’의 ‘내가 네게 명령한 것이 아니냐.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 하느니라 하시니라’라는 대목이다.

 이 부분이 왜 생각났는지 이 회장은 그때 당시만 해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는 문구에 이 회장은 억울함을 참고,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렇게 2주가 지났을까.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났다. 이 회장을 괴롭히던 경쟁업자들이 스스로 인천을 떠났기 때문이다. 사연을 들어보니 해당 업자가 법을 어긴 게 들통이 났고, 부랴부랴 짐을 싸들고 야반도주를 했다. 신기하게도 얼마 뒤 한때 이 회장을 힘들게 했던 그 업체 사장들은 이 회장을 찾아와 자신들의 잘못에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성경 말씀을 제대로 읽지 않았던 시절에 제가 직접 그런 경험을 겪으니 너무나도 놀랍고 신기했죠. 그때부터 더 성경 말씀에 심취했어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일반 시민이라도 성경 말씀을 읽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으신다면 그리고 마음의 위안이 되신다면 꼭 성경을 읽으셨으면 해요."

# ‘가난이 군사같이 몰려오지 말지어다.’

 이 회장은 가끔 나태해지고 요령을 피고 싶을 때 성경 구절을 되뇌곤 한다.

 그가 특효약으로 여기는 구절은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누워 있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궁핍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라는 대목이다.

 "‘가난이 군사 같이 밀려온다’는 성경 말씀을 떠올리면 맘 편하게 누워 있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사람 심리가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 나를 일으켜 세워 줬으면 하는 그런 기대심리가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스스로를 채찍질해요. 물론 우리 직원들과도 업무에 지쳤을 때 함께 공유하곤 하죠. 회사 대표라 직원들에게는 잔소리일 수도 있겠지만 자칫 나태해진 스스로를 반성하는 데는 그만한 특효약이 없는 것 같아요."

 이 회장은 자신이 소개하는 성경 말씀과 성경책에 대해 종교적으로 큰 의미를 둬 해석하기보다 믿음을 갖는 신앙인으로서 일상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킨 놀라운 책 한 권으로 바라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 자신처럼 힘겨운 일상의 연속인 수험생과 취업준비생, 사업가, 직장인이라면 종교를 떠나 심신의 위로와 안정을 위해서도 한번쯤 탐독하기를 권했다.

 "살면서 때로는 넘어질 때가 있고, 실수를 할 때도 많습니다. 사업을 하는 분들은 설령 쓰러져 엉뚱한 길을 갔다가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오시면 됩니다. 하느님이, 예수님이 가르쳐 주시는 성경 말씀에 그 모든 해법과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마음의 위로와 안식이 필요하신 분들이라면 꼭 한번 성경 말씀에 귀 기울이셔서 어려움을 극복하셨으면 합니다."

# 이은자 회장이 추천하는 성경 구절

 ▶잠언 6장 6절=게으른 자여 개미에게 가서 그가 하는 것을 보고 지혜를 얻으라.

 ▶야고보서 1장 15절=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

 ▶마태복음 7장 7절=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잠언 24장 33~34절=네가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누워 있자 하니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 

 대담=한동식 정치부장 dshan@kihoilbo.co.kr

 정리·사진=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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