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필패’를 막기 위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인천지역 야권 단일화 논의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독자노선을 고수하는 국민의당을 설득하기 위한 더민주의 행보가 되레 ‘표적공천’ 논란을 일으키며 ‘1여 다야(一與多野)’ 구도가 굳어지는 형국이다.

9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야권단일화를 위해 더민주와 정의당, 진보성향의 지역 시민단체까지 합세해 국민의당 설득전에 나서고 있다.

홍영표 더민주 시당위원장과 김성진 정의당 시당위원장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제안을 하면 시민단체들은 야권연대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면서 지원사격하는 식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측이 더민주의 태도를 문제 삼기 때문이다.

문병호 시당위원장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더민주의 행태는 마치 안철수 공동대표를 버리고 용서를 빌면 다시 받아주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며 "국민의당을 하수인 보듯 하는 더민주와 어떻게 연대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앞서 일부 언론을 통해 불거진 박주민 변호사의 부평갑 출마설을 두고도 문 위원장은 "나를 죽이려는 자객공천이나 표적공천"이라며 "야권연대를 하지 않으면 표적공천을 하겠다는 일종의 협박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무슨 협상을 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더민주는 오해에서 비롯된 일종의 해프닝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실은 야권연대 무산 쪽으로 기우는 모양새다.

박민주 변호사 전략공천설을 두고 더민주의 이성만 예비후보가 문병호 위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악수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예비후보는 문 위원장이 부평갑 전략공천에 대한 언론 보도와 소문을 듣고 마치 더민주의 공식 입장인 양 문자메시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량으로 유포한 것을 놓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9일 인천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야권단일화를 두고 야권이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어 20대 총선은 1여다야 구도가 굳혀지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당은 인천 남구갑 김충래, 연수을 한광원, 남동갑 김명수, 남동을 홍정건, 부평갑 문병호, 부평을 이현웅, 계양을 최원식 등 7명의 지역구 예비후보에 대한 공천을 확정지었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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