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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민간개발사업자에 휘둘려 ‘구설수’에 올랐다. 사업시행자 자격 요건을 갖추지 않은 특수목적법인(SPC)의 재탕 사업계획(메디시티)을 확인하지 않고 강화남단에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혀서다. <관련 기사 3면>

시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중앙·지방정책협의회’에 참석해 강화남단(메디시티)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중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에 경제자유구역 지정 심의를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는 뜻을 내비쳤다.

메디시티 사업을 시에 제안한 강화경제자유구역 프로젝트 매니지먼트㈜(G-FEZ PMC)도 이날 미국 부동산개발회사 파나핀토 글로벌 파트너스(Panepinto Global Partners)사와 ‘강화휴먼 메디시티’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G-FEZ PMC 측은 2조2천190억 원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통해 강화군 화도면·길상면·양도면 일원 9천43㎢의 터를 수용 및 사용 방식으로 개발해 복합의료도시를 만들고, 개발이익금으로 영종도∼강화도를 잇는 도로를 건설하겠다는 ‘장밋빛’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이미 2009년 2월께 영종도에서 추진됐다 무산된 사업이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재임 시절이다. 당시 영종지구 미개발지(영종역 부근) 85만㎡의 터에 미국 존스홉킨스병원 등 세계 유수의 병원을 유치하겠다며 약 20억 원의 사업타당성 조사 용역과 마스터플랜에 개발계획 변경 및 실시계획 승인까지 추진되다 무산됐다. 그런 사업이 6년 만에 강화도로 장소만 옮겨 다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G-FEZ PMC와 업무협약을 맺은 미국 부동산개발회사도 문제다. 이 회사는 2011년 11월 송도국제도시(7공구) 주상복합용지(M2블록·5만3천724.3㎡)를 개발하겠다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안한 뒤 사업을 포기한 장본인이다. 파나핀토 측은 이때 FDI 2천만 달러를 포함해 총 7천50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이곳을 개발하겠다며 인천경제청에 아파트 가구 수 조정과 판매시설 추가 등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까지 요구했다. 인천경제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M2부지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승인을 관보(2011년 11월 1일)에 고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시는 전후 사정을 확인도 않고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혀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강화남단 경자구역 지정 업무는 우선 해당 SPC가 자격 요건을 갖춰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아직 접수가 안 됐다"며 "9일 시 대변인실에도 이번 일과 관련해 시와 경제청이 무관함을 강조했고, SPC가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특별법)’에 맞는 사업시행자 자격 요건을 갖추지 않는 한 서류를 접수해도 반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치동 기자 air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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