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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이한구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및 황진하 위원 등 공관위위원들이 15일 오후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 회견장에서 20대 총선 공천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친박 실세 윤상현 의원과 인천시장을 지낸 안상수 의원 등 대체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인천지역 중진 국회의원이 끝내 공천에서 탈락했다. 여기에 5선으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지낸 황우여 의원은 지역구를 서을로 옮기는 조건으로 공천에 성공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5일 전체회의를 열어 막말 파문 논란의 윤상현(남을)의원과 안상수(중·동·강화·옹진)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은 이들에 대한 공천 배제 결과를 발표하며 컷오프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급작스러운 ‘취중 막말’ 파문으로 전국적으로도 초미의 관심이 쏠렸던 윤상현 의원의 경우 공천 탈락으로 기우는 분위기가 공관위 안팎에서 감지됐었다.

 결국 공관위가 친박의 반발에도 윤 의원의 공천 배제를 확정한 건 김무성 대표를 겨냥한 ‘욕설·막말’을 두고 사석에서 취중에 한 발언이 불법적으로 녹음·보도됐다는 ‘정상참작’ 사유도 있지만, 당의 총선 전략에 막대한 지장을 준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수도권 후보들이 친박과 비박 계파를 가리지 않고 윤 의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이날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자택에서 칩거하고 있던 윤 의원 측은 재의를 신청하기로 했으며, 공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안상수 의원은 재의 신청 후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안 의원은 ‘편한 지역 다선 의원’이라는 점이 공천 배제에 해당한 것으로 알려지며 윤 의원과 함께 ‘패키지 컷오프’ 대상자에 포함됐다.

 인천지역 중진 의원 가운데 5선의 황우여 의원은 25년 넘게 지켜온 텃밭 연수구를 떠나 경쟁력을 감안한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된 서을에 새로운 둥지를 틀게 됐다.

 편한 지역 다선 의원이라는 점에서 안 의원과 함께 컷오프가 유력했으나 국회선진화법과 국정교과서 채택, 윤상현 파문과 관련이 없는 등 그동안 당을 위해 헌신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황우여 의원은 "연수는 내가 20년 동안 정치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대표를 지낸 사람으로서 당의 결정을 거스를 수 없다"며 "앞으로 서을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연수에 버금가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공천은 친박 핵심을 비박이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향후 양 계파 간 갈등도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관위는 중·동·강화·옹진에 대해 김진영·배준영·이은석 예비후보를 경선 주자로 확정했고, 황 의원이 떠난 연수갑(신호수·이중재·정승연)과 계양갑(오성규·조갑진)을 경선 지역으로 결정했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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