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앞두고 공천 후유증과 야권단일화 무산 위기로 ‘다여다야(多與多野)’ 국면을 맞은 인천지역이 혼탁선거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17일 여야 인천시당에 따르면 정책선거는 실종되고 경쟁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묻지마 비방전’이 가열되면서 유권자들의 선거 피로감만 가중되고 있다.

정책이 실종된 상황에서 무엇보다 혼탁 선거를 자제하고, 후보자들의 정책 선거를 유도해야 할 여야 시당이 문제를 확대 재생산하는데 앞장서 유권자들의 눈살을 더욱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날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성명을 내고 더민주 소속 예비후보 A씨가 수개월 전부터 후견인 B씨에게서 적게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불법적인 정치 후원금을 받은 혐의가 있다며 경찰 수사를 촉구했다.

더민주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시 선관위 보도자료에 근거한 논평을 통해 새누리 현직 의원이자 총선에 출마하는 C씨가 자신의 회계책임자인 D씨로부터 수년간 차명계좌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며 맞받아 쳤다.

3번째 대결을 펼치게 될 서구갑 선거구는 3선 도전의 이학재 후보와 3번째 도전인 김교흥 후보 간에 연일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나마 이들의 공방은 상대방 헐뜯기 보다는 지역 현안 해법을 둘러싼 것이지만 이들을 지지하는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욕설과 다툼이 종종 벌어지는 등 지역 내에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경선이 치러지는 선거구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경선지역에선 여지없이 같은 당 후보끼리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문자메시지는 기본이고 선거사무원들 간 시비와 폭언은 예사다.

중·동·강화·옹진 선거구가 대표적이다. 3명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경선을 치르는 이 지역에서는 특정 후보를 겨냥한 비방 문자 메시지가 당원들을 중심으로 뿌려지면서 혼탁해지고 있다.

인천 정가의 한 관계자는 "여야 공천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가 중앙당 차원에서 공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처럼 인천 역시 공천 후유증과 후보 간 비방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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