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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실 대한결핵협회 인천지부장
선거가 끝나면 당선인은 상대 후보자와 어울렸거나 자신에게 보이지 않게 서운하게 대했던 사람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모질게 대하며, 특히 공무원에게는 인사권을 통해 철저하게 핍박을 가한다. 그 뿐만 아니라 기관과 단체의 역할이나 주민을 위한 서비스와는 별개로 단체장을 비롯한 관련 직원을 싸잡아 혹독하게 몰아친다.

 하지만 도와줬던 주위 사람과 당선 후 자연스럽게 모여드는 여름밤 날파리 같은 인사들을 모아 천사처럼 자애롭고 한없이 너그러우면서 많은 희망적인 약속과 함께 알게 모르게 많은 혜택을 베푼다. 이런 사람이 군림하는 선출직 자리에 오르면 주변 사람과 어쩔 수 없이 함께 해야 할 사람들에게 치명적 시련이 닥친다.

 독선적인 견해와 무조건 따르는 해바라기형 사람들에게는 조건 없이 너그럽고 한없는 편의를 베풀면서 자신이 설정한 울타리 밖에 있는 아웃사이더와 방관자에게 무자비한 적의를 나타내며 서러움을 주는 것이 바로 선거판이다. 또한 지역에서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바로 그러한 속 좁은 선출직들이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지금 또다시 4년마다 치러지는 선거의 해로 온갖 흠집을 내 상대방이 신음하도록 하는 흑색선전과 없는 것도 각색해 많은 사람이 알게 모르게 은연중에 사실로 인식하도록 하는 노골적인 비방이 타오르도록 교묘하게 괴문서를 발송하거나 ‘아니면 말고’ 식으로 SNS를 통해 알리려고 하는가 하면, ‘그렇다더라’하는 또 다른 말소문을 만들려고 한다. 그런 볼썽사나운 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상황이 바로 선거 때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절차에 하자가 있어도 증빙할 수 없는 적당한 선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 선거라는 인식이 팽배하기에 법의 판단을 교묘히 넘나들면서 어렵게 당선되면 전리품으로 승진과 좋은 보직은 당연히 같은 패거리에게 넘어간다. 선거 후에는 같은 사무실에 마주하고 앉아 있지만 동료가 아니라 적이며, 공무원이 아니라 생사를 같이 하는 이해 집단으로 변한다.

 숙적이기에 물불 안 가리고 실현 가능성이 지극히 어려운 것도 약속하고 편가르기를 하면서 거대한 공공사업을 끌어온다고 큰소리친다. 그 뿐만 아니라 행사장에 서로 마주치게 되면 반가운 악수보다 보이지 않는 적의와 상대를 의식하지 않는 것 같은 의식으로 부자연스럽게 자리를 함께하는 경우를 수없이 보게 된다.

 이제 우리 사회가 많이 성숙하고 시민 또한 보는 눈높이가 달라졌기에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신뢰가 있고 지킬 수 있으며, 상대방에게 기선을 잡기 위한 장밋빛 선전구호가 아니라 말과 행동이 함께하는 선출직이 됐으면 한다.

 정말 같은 편 사람들에게 보여 주는 좋은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도 보여 주길 희망한다. 실제로 어쩌다 피할 수 없는 자리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하며 인사를 나누게 될 때 애써 눈길을 돌리면서 악수를 거부하는 속 좁은 교육감, 일부 구청장 그리고 시의원 등을 봤고 뒤돌아서 귀엣말로 수행자에게 불편한 속내를 털어놓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좁은 선거 운동장의 게임에서 편이 나뉘어 고함을 지르더라도 경기장을 벗어나면 승패를 떠나 서로를 격려하고 함께했다는 좋은 이웃으로, 그저 불편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귀에 들려오지 않는 선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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