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가온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김가빈의 개인전(16∼26일)에서 작가가 인천 강화 동검도에서 본 보석 같은 자연의 모습을 도자기 오브제로 그대로 담은 ‘물고기 시리즈’ 등이 소개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해 봄을 기다리는 시민들을 위한 전시로는 제격이죠." 이번 전시를 준비한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운영팀 최선미 씨의 평이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도 "보석과 같은 느낌을 주는 영롱함을 내뿜는 작품들이 많다"는 말을 내놨다.

화가 김가빈의 작품은 화려하다. 아니 현란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의 예술미를 자랑한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금·은·청옥·수정 등 일곱 가지 금속을 가리키는 칠보 등 다양한 재료를 쓰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누군가도 시도하지 않은 작업을 해 보고 싶어 2012년부터 칠보와 도자기, 유리, 비단 등을 통해 새로움과 낯선 것을 추구하는 작품세계에 천착해 왔다"고 소개했다.

홍익대 동양학과를 졸업한 그의 이전 작품들은 지난해 작고한 천경자 화백의 작품들과 비슷한 화풍을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여성과 꽃 등을 소재로 한 강렬한 채색화들이 좋다는 평을 받으며 그의 작품들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 걸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뭔가 아쉬웠다는 자평이다.

"화가로서는 성에 안 찼죠. 나만의 독자적인 가치를 지닌 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아마도 더 튀고 싶은 욕심도 있었나 봐요. 독창적 창조를 강조하기 위해 변화의 길을 선택했고, 기존 전통 채색화를 벗어나 현대미술에 가까운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했다는 말이 더 좋아요."

스스럼없는 그의 말과 고답적 형식미와 원칙을 배척하는 그의 그림은 닮은 점이 많다. 화단에서 ‘열정의 여인’이라 불리는 이유다.

그런 그의 눈에 아름다운 자연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남편의 은퇴로 2007년부터 인천 동검도에 둥지를 틀고 생활하면서 일어난 변화다. 집과 작업실은 물론 내친김에 조그만 갤러리까지 차렸다.

"서울 살 때는 전혀 몰랐던 바다의 풍경 등을 담은 ‘물고기 시리즈’ 등으로 내년 하반기에 전시회를 열 참이에요. 바다를 보며 느낀 행복감을 관객들에게 전했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 세상에 무거운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희망과 위안을 주는 화가였으면 해요."

김경일 기자 ki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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