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성 정치인 이대로 끝나나.’

인천지역 여성 정치인이 4·13 총선에서 전멸할 위기에 놓였다.

22일 현재 후보로 확정된 여성은 공천에서 배제된 윤상현 의원 지역구인 남을에 재공모를 통해 후보가 된 김정심(55)새누리당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이 유일하지만 윤상현 의원의 무소속 출마가 기정사실화돼 본선에서 넘어야 할 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나머지 여성 예비후보들은 모두 공천에서 탈락해 총선과 인연을 끝냈다.

유일하게 경선까지 올랐던 새누리당 민현주(46·비례 국회의원)예비후보는 연수을에서 민경욱 후보에게 패해 탈락했다.

같은 당 이행숙(53·전 인천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예비후보는 황우여 국회의원이 연수갑에서 서을로 지역구를 변경해 컷오프됐으며, 남을에 단수로 신청한 더불어민주당의 신현환(51·약사)예비후보는 정의당과의 야권 연대 추진으로 맥없이 후보 자리를 뺏기게 생겼다.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는 이달 초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자연스럽게 후보군에서 빠졌으나 최근 이를 번복하고 재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남을은 새누리당 김정심 후보와 함께 2명의 여성 후보가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지역은 더민주와 정의당의 야권 연대가 성사된 데다, 윤상현 의원의 무소속 출마가 예정돼 인천 최초의 여성 정계 진출 가능성은 ‘산 넘어 산’이라는 분석이다.

103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단 2명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여성의 본선 진출은 지난 19대 때와 같은 수로, 이러한 저조한 성적은 상대적 소수자인 여성의 정계 진출을 돕지 못하는 취약한 제도가 가장 문제점으로 꼽힌다.

여야는 대부분 모든 여성 후보에게 10%, 여성 신인후보에게는 20~25%의 가산점을 부여했지만 남성에 비해 조직력과 인지도가 떨어지는 여성은 20%대의 가산점은 받는다 해도 표 응집력이 약해 남성에 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구나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경쟁력이 약한 여성 후보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지적도 있다. 보수정당에서도 여성 후보를 공천하는 상황에서 진보정당이라는 정의당은 인천지역에 단 한 명의 여성도 공천하지 않아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약자 배려 차원에서 여성 정치인 양성을 운운하지만 공천심사에 들어가면 본선 경쟁력을 안 볼 수 없다"며 "특별한 경력이 없으면 후보로 선출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인데다 본선에서도 다양한 변수로 정계 진출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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