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최근 4번의 총선에서 4차례나 선거구를 바꿔 철새정치인 시비에 휘말렸다.

진정성을 최고 덕목으로 삼아야 할 진보 정당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선거 때마다 지역구를 옮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인천시당이 후보단일화에 합의하면서 김성진 정의당 시당위원장이 양 당의 남구을 단일후보로 나서게 됐다.

김성진 위원장은 국회의원 총선거에만 세 번째 도전하는 것으로, 지방선거까지 합치면 출마 횟수가 다섯 번을 넘어선다.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연수구에 출마한 김성진 위원장은 8년 후인 19대 총선에서 자리를 옮겨 남구갑 선거구의 통합진보당 후보로 나선다.

오는 4월 13일 치러지는 20대 총선에서는 일찌감치 계양갑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더민주와의 후보단일화에 따라 후보등록을 앞두고 남구을로 선거구를 바꾼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철새 행보를 두고 같은 진보 성향 정당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민중연합당 인천시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계양갑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자가 본선을 다른 지역구(남을)에서 치른다는 것은 사상 유례 없는 철새정치의 재판이자 계양구 유권자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 의원조차 용산구로 지역구를 옮겨 출마해 달라는 제안을 ‘서초구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거부한 바 있다"며 "심판 대상인 새누리당도 하지 않는 합의를 했다니 어찌 정권심판을 입에 올릴 수 있을지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의 한 정치권 관계자도 "지역과 연고도 없는 인물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갑자기 출마한다면 유권자들이 인정할 수 있겠느냐"며 "철새처럼 지역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진보도 아니고 유권자에 대한 기본 예의도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김성진 위원장은 "지역에서 37년 동안 활동하면서 인천 곳곳에 나의 땀방울이 없는 곳이 없다"며 "남구 미사일기지 철거운동을 가장 먼저 제기한 바 있어 지역에 전혀 연고가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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