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각오
115분/드라마/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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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칼날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한 그 칼날을 향해 내가 나아가리다. 나에게는 오직 일사각오(一死覺悟)일 뿐이니라."

영화 ‘귀향’에 이어 역사적 사실을 다룬 ‘일사각오’가 최근 개봉했다.

이 영화는 ‘조선의 기독교는 조선 통치의 암적인 존재’라고 판단한 조선총독부에 맞선 항일운동가이자 순교자인 주기철 목사의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주기철(1897∼1944)목사는 일제강점기에 신사참배에 반대해 갖은 고문을 당하면서도 자신의 신앙을 지키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끝까지 저항한 한국 기독교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13살 때 주기철은 한일강제합병으로 나라를 잃은 그해 성탄절에 처음으로 교회에 나가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 1925년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황국신민화 정책을 내세운 일본이 천황이 사는 곳을 향해 절하는 궁성요배와 신사참배를 강요하자 이를 거부한다.

그는 1938년 2월 평양 장로회신학교에서 일어난 ‘김일선 기념식수 훼손사건’을 시작으로 일제 치하에서 네 차례 구속을 당하지만 신앙과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다 건강이 악화돼 1944년 4월 21일 47세의 젊은 나이로 감옥에서 순교한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63년 건국공로훈장을 받았다.

이러한 삶을 지난해 한 TV방송국이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성탄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방영했다. ‘일사각오’는 이를 다시 영화화한 작품이다.

‘나환자의 아버지’라고 불렸던 손양원 목사의 일생을 그린 영화 ‘죽음보다 강한 사랑’에 이어 권혁만 감독이 두 번째로 메가폰을 잡았다.

권 감독은 "주기철 목사가 걸어간 ‘신사참배 반대’의 길은 기독교라는 특정 종교의 신념을 넘어선 ‘범인류적 양심이자 가치’였다"며 "‘헬조선’이라고 얘기하는 지금의 현실보다 더 참혹했던 시기에 오직 믿음으로 일제에 맞섰던 주 목사의 삶을 통해 진정한 신념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주기철 목사의 막내아들로 극동방송 부사장을 지낸 주광조 씨가 아버지를 본 시각에서 촬영된 점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마지막까지 신념을 지키기 위해 가족을 희생하고 자신의 목숨을 던진 아버지를 당시 이해할 수 없었던 아들을 통해 주기철 목사의 인간다운 면모도 드러난다.

영화를 보면 주기철 목사의 의지와 신앙심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는 호평과 함께 인천주안장로교회 등 전국에 있는 교회를 중심으로 단체 관람이 이어지고 있다.

24일 기준으로 CGV 주안역·CGV 남주안·CGV 부평 등 영화관 CGV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옥의 티이다. 제작사 측에 따르면 오는 30일부터는 전국 모든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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