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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는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바둑 대결로 뜨거웠다. 이번 빅매치는 승부를 떠나 인공지능(AI)의 잠재력과 무한한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리고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알파고의 위력 앞에 인간이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은 ‘AI 공포증’마저 탄생시켰다.

비록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는 하지만,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의 시대. 인간과 기계가 조화롭게 공생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으로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 버리길 제안하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는 한결같이 ‘인간만의 고유 역량과 창의성’을 하나의 해답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에 없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불가능 앞에서도 포기를 모르는 집념이 바로 그것이다. 자연스러운 연결일까?

인공지능의 시대에 첫발을 디딘 지금, 혁신과 창조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가 떠오른다. 지난 2011년 췌장암으로 인해 향년 57세로 세상을 떠난 그가 만약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면 어떤 놀라움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갈지 자못 궁금해진다. 그래서 오늘은 다큐멘터리 ‘스티브 잡스, 미래를 읽는 천재’를 통해 그를 다시 만나 보고자 한다.

미혼 부모에게서 태어나 낯선 가정으로 입양된 스티브 잡스는 동종 업계 천재로 통하는 빌 게이츠와는 확연히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랐다. 유년시절 잡스의 학교생활은 근면성실과는 거리가 멀어 허구헌날 학교를 빼먹었고, 겨우 출석한 날에도 수업에 집중하기보다는 장난치기에 바빴다. 그러던 중 고등학교 시절 아마추어 전자공학 키트를 손에 쥐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이 시점부터 그는 전자제품과 엔지니어링에 호기심을 갖게 된다.

성인이 된 후 동료 워즈니악과 함께 컴퓨터 보드 사업을 시작한 그는 이후 애플을 창업하지만 잇단 신제품의 실패로 자신의 회사에서 쫓겨나는 비극을 겪게 된다. 그러나 그는 포기를 몰랐고, 이후로도 컴퓨터회사 NEXT와 영화사 픽사를 설립, 인수하는 저력을 과시한다. 그리고 잡스는 픽사를 할리우드 최고의 애니메이션 회사로 키워 낸다. 지칠 줄 모르는 열정으로 그는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갔고, 12년 뒤 애플에 복귀해 신화적 성공을 이끌어 내기에 이른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의 삶에서 여유를 허용하는 대신 남다른 생각으로 주변과 끊임없이 갈등하고 충돌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그리고 그것을 동력으로 세상을 변화시켰다. 잡스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미친 사람이 결국 세상을 바꾼다"고 입버릇처럼 말했고 그렇게 살았다.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과를 꼽으라면 성경 속 아담과 이브의 사과와 뉴튼의 사과 그리고 스티븐 잡스의 ‘애플’을 꼽을 수 있을 만큼 그가 이 세상에 던진 파장은 컸다.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라는 애플의 슬로건은 그가 떠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한 울림으로 남아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그가 지휘했던 세상은 이제 또 다른 세계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세계는 우리 모두에게 흥미로운 도전장을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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