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 부동산시장에서 ‘센토피아 송도 지역주택조합(가칭)’ 조합원 모집에 우려하는 얘기가 많다.

조합원 모집에 무주택자나 85㎡ 이하 주택 1채 보유자보다 인천과 부천 등에서 부동산중개업소들이 적극 개입하고 나서 공인중개사들의 ‘투기장’으로 변질됐다는 이유에서다.

29일 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부터 송담하우징㈜(이하 송담)이 송도 8공구 A1블록(18만714.8㎡)을 대상으로 한 ‘센토피아 송도 지역주택조합’ 1차 조합원(2천480가구) 모집에 나섰다.

송담 측은 지난 4일 A1블록의 금융주관사인 한화투자증권에 47억 원을 예탁하고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회사다.

송담 측은 16∼19일 4일 동안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인천지부 회원 업체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사업설명회에서는 참석 회원들에게 5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후 29일 오전 10시부터 농협은행에 개설된 무궁화신탁 계좌를 통해 예비 조합원을 대상으로 1천200만 원의 사전청약금을 받았다.

전체 3천100가구의 80%인 2천480가구로 이날 오후 4시까지 70% 정도의 조합원을 모집했다고 송담 측은 전했다. 조합원 모집 70%는 인천시가 송담 측에 제시한 토지매매 본계약 조건이다.

당초 이날 오전에 1차 조합원 모집이 마감될 것으로 예상했던 송담 측은 기대에 못 미치자 모집기간을 30일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담 측은 사전청약금을 납입한 예비 조합원 중 이탈자 등을 감안해 추가 조합원 모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사업 대상지를 확보하지 못한 송담 측은 예비 조합원들이 납입한 사전청약금 중 183억 원을 빼내 31일께 한화투자증권과 토지매매 본계약을 체결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자신들의 자금보다 예비 조합원들의 돈을 활용해 토지계약금을 치르겠다는 속셈이다.

더 큰 문제는 오는 5월 이후다. 송담은 이때 1차 계약금을 받을 생각이다. 예비 조합원들은 정식 조합원이 되기 위해 무주택자나 85㎡ 이하의 주택 1채를 보유했는지를 증명할 명의를 제출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조합원 모집에서 상당수 공인중개사들이 자금을 동원해 2∼10개 이상의 예비 조합원 자격을 확보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중개수수료(MGM)와 초기 프리미엄을 보고 달려들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홍보관 개관 이후 이들은 차명을 내세워 명의 변경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한다. 업계는 이를 부동산 거래질서 문란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예비 조합원 물량을 많이 확보한 부동산중개업소들은 홍보관 개관 이전에 물량을 모두 시장에 쏟아낼 것이라고 한다. 초기 프리미엄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 가뜩이나 위축된 송도 부동산시장에 물량 과다로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고 걱정한다.

지역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센토피아 송도 지역주택조합 때문에 말들이 많았다"며 "향후에 발생할 문제들을 생각하면 걱정이 태산 같다"고 전했다.

인치동 기자 air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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