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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금순 가평군의회 의원
지난해 10월, 가평군청 앞 도로에서는 인형 퍼레이드가 있었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거리인형축제’가 열린 것이다. 가평군이 이탈리아 ‘비아레조 까르네발레’를 벤치마킹해 처음 개최한 ‘까르네발레 가평’이라는 축제로 이탈리아 현지 축제 관계자들이 참여해 거대 인형을 제작했고, 축제 관계자와 주민, 학생들이 참여하는 퍼레이드 형식으로 이틀에 걸쳐 개최된 이 행사에 1만여 명이 참여했다.

 필자는 지난해 축제에 사용할 거대 인형 제작 전 과정을 지켜보고 참여하면서 ‘거리인형축제’에 대한 관심과 비전을 갖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12일부터 18일까지 일주일간 이탈리아를 방문해 ‘비아레조 축제’를 직접 체험하고, 축제에 사용할 인형 제작 전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을 갖게 됐다.

 이탈리아 3대 카니발 중 하나로 꼽히는 ‘비아레조 카니발(Carnevale di Viareggio)’은 거대한 조형물과 다채로운 퍼레이드 행사가 펼쳐져 매년 수많은 유럽인들의 발길을 이끄는 축제다. 1873년 시작된 이 축제는 143년이라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발생 배경은 높은 세금에 반대하는 부유층들에 의해 시작됐다고 하니 참으로 우리의 정서로는 이해하기 힘든 발상이라 하겠다.

 제작 공방을 방문했다. 우리 군이 지난해 제작했던 인형과 비교하면 오랜 역사와 전통이 증명하듯 현지의 제작진, 공방 규모, 인형의 크기, 섬세함, 기술력, 인형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표현력) 등이 단순 지역 축제라기보다는 하나의 거대 종합문화예술산업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바라보는 축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축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의 자세, 분위기, 음악, 표정 등등 모든 것이 부럽게 느껴지면서 한편으로는 어떻게 하면 이런 축제를 우리 실정에 맞게 접목이 가능할지, 어떻게 해야 우리만의 축제로 새롭게 재창조·재구성해 멋진 축제로 키워 나갈 수 있을지 이탈리아에 머무는 7일 동안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하나의 행사를 구상하고, 그 행사를 우리 현실에 맞게 재구성·재창조하기 위해 한 개인이 아닌 가평군 행사 관계자를 비롯해 민간, 그리고 의회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많은 숙제를 안고 돌아와야 했다.

 가평군은 지난해 첫 ‘거리인형축제’ 경험과 금번 현지 축제 방문 결과를 토대로 올 가을 2회째를 맞는 ‘거리인형축제’의 전반적인 추진 방향 설명회와 ‘어설픈 연극제’의 로드맵을 작성할 계획이다. 우리 군민 중에는 전통과 문화가 전혀 다른 축제를 우리 지역에 도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계시고, 축제 자체에 대한 우려와 염려를 표하는 분들도 계시다는 점을 필자는 잘 알고 있다.

 필자는 그 축제의 문화와 역사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든지간에 축제의 성공적 안착 여부는 무엇보다도 지역주민의 지대한 관심과 적극적 참여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그 내용이 염려든 응원이든 그 무엇이든간에 관심과 열정을 갖고 지역주민이 중심이 돼 열린 토론과 다양한 여론 수렴을 통해 창의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낸다면 축제를 직접 주관하는 행사 관계자와 집행기관인 가평군, 그리고 전 지역주민을 대표해 의사를 결정하는 가평군의회에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무엇보다도 가평군민 모두에게 자랑스럽고 사랑받는 축제로 거듭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 군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과 각계각층의 충분한 논의, 협의를 거쳐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먼 미래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우리 후손들이 자랑할 수 있고, 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며,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창조적인 군민축제, 나아가 국제축제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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