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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국 몽골 ‘인천 희망의 숲’조성 실행위원장
황사(黃砂)란 바람에 의해 하늘 높이 올라간 미세한 먼지가 대기 중에 퍼져 하늘을 덮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현상 또는 떨어지는 모래나 흙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용어는 1954년 기상청에서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기 174년 신라 아달라왕 때 ‘흙가루가 비처럼 내린다’고 해 우토(雨土) 또는 토우(土雨)로 삼국사기에 기록됐다. 고려사와 조선왕조실록에는 황사 현상에 대해 주로 토우(土雨)라고 기록했다. 북한에서는 ‘흙비’ 또는 ‘비흙’이라고도 한다. 세계 각지의 사막에서도 황사와 비슷한 현상이 공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파키스탄 카라친의 Andhi,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근교인 아랄해와 카스피해에서 발생하는 모래폭풍(Dust storm), 사하라사막에서 겨울에 발생하는 모래폭풍(Saharan dust), 미국 중앙지역에서 봄철에 발생하는 Dust bowl 등도 황사와 유사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황사의 영어 표현은 Asian dust, Yellow sand 또는 Aeolian dust라고 하며 중국에서는 DSS(Dust and Sand Storm. 砂塵暴. 모래먼지폭풍)로 간략히 쓰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Yellow sand 혹은 일본식 독음인 KOSA(高砂, 높은 곳의 모래)라고 쓴다.

 전 세계가 사막화의 확산 그늘에 직면하고 있다. 사막화는 황사 발생의 대표적인 원인을 제공한다. 사막화는 벌목이나 강우량의 변화, 지구온난화 등의 요인들에 의해서도 확산이 빨라지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17%, 세계 육지면적의 약 20% 정도가 이 영향권 안에 있으며, 세계 각지에서 연간 약 6만㎢ 이상의 토지가 사막화에 의해 소실되고 있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은 2년마다 총회를 개최하며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전 국토가 사막화되고 있는 몽골은 정부 나름의 정책을 펴고 있다. 1996년 유엔사막화방지협약에 가입하고 1996년에는 자연환경보호 프로그램, 2003년에는 사막화방지국가사업을 정부령으로 통과시켜 사막화 방지대책의 방향과 방법을 확정했다. 몽골 정부는 사막화 방지를 위해 조림사업을 위주로 산림 관리, 종자 파종, 해충 제거, 우물 굴착과 광산지의 복원, 도벌 감시, 벌목에 대한 벌금 상향 조정 등을 해 왔다. 더불어 2005년부터 2030년까지 길이 3천700㎞, 20만㏊의 산림대를 조성하는 그린벨트 사업을 계획했다.

 인천환경원탁회의 구성원 23명이 2007년도에 몽골 환경부 장관을 방문했을 때 그린벨트 계획에 대한 당해 연도 예산은 우리 돈으로 1억 원이었을 정도로 열악한 재정환경 속에 계획만 있는 형편이었다. 당시 1인당 국민총생산액이 1천500달러 정도였음을 감안하면 이해는 간다. 지금은 연간 10억 원 정도라고 하므로 과거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절대적으로는 부족하다. 먹고살기에 치중하는 저개발국가의 전형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2010년에는 몽골 정부가 고비사막 한가운데서 관료회의를 개최하며 몽골 전 국민들에게 5월과 9월 중순에 1주일 동안을 식목주간으로 지정하는 등 가시적인 노력을 보이기도 하였다. 각급 학교에서 나무심기 경연대회 개최, 1인당 3그루 나무 심기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우리는 시범적으로 10개 학교에 200그루씩을 심는 활동도 병행했다. 당시 학교 조림 행사에는 몽골 교육부 장관도 참여해 식수했으나 1년 후 다시 찾은 해당 학교에는 40% 정도의 식림주만 남아 있음을 확인했다. 학교관리자의 나무에 대한 확실한 신뢰 부족이라는 한계를 보여 주는 일이었다.

 근본적으로는 몽골 전통문화가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을 이어가기에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목축에 방해되는 나무나 숲에 대한 고착된 관습은 쉽게 바뀌지 않을 터이나 우리나라와 같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조림정책이 뒷받침된다면, 그리고 인천과 같은 시민들의 노력이 병행된다면 몽골인들이 스스로 나무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날이 성큼 다가올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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