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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상상들이 형상화돼 눈과 귀를 사로잡는 영화는 생각보다 그 탄생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1895년 인류에 첫선을 보인 영화는 불과 120여 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눈부시게 발전했고 많은 사랑을 받아 왔다.

 그 시작을 알린 작품은 프랑스의 과학자 형제가 내놓은 ‘열차의 도착’으로 1분여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이미지와 실제와 같은 모습이 화면 속에서 펼쳐진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됐다.

 그들이 선보인 동영상은 영화 역사의 시작이자 다큐멘터리 장르의 신호탄이 됐다. 그러나 이 과학자 형제는 오래지 않아 영화 제작에 흥미를 잃게 된다. 그들은 영화산업의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했고, 의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로 남은 평생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이들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가진 한 남성이 나타나게 된다. 마술사 출신의 조르주 멜리에스는 영화야말로 자신의 전 인생을 걸고 도전할 만한 가치 있는 일이라 믿었다.

 그리고 1902년 ‘달세계 여행’이라는 작품으로 사실주의가 아닌 픽션의 장르로 영화의 포문을 연 선구자로 역사에 자리잡게 된다.

오늘 소개할 작품 ‘휴고’는 인류를 꿈의 공장으로 안내한 창의적인 예술가 조르주 멜리에스에게 헌사하는 영화로, 멜리에스의 역사적 사실인 팩트(fact)를 바탕으로 가공한 이야기 픽션(fiction)이 함께 어우러진 팩션(faction) 작품의 세계로 안내하고자 한다.

1931년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에는 가족 없이 홀로 살아가는 어린 소년이 한 명 있다. 그 아이의 이름이 바로 ‘휴고’다. 그는 아버지의 유품인 고장 난 로봇장난감인형을 벗 삼아 쓸쓸히 살아가고 있다.

현재 소년의 유일한 소망이 있다면 로봇인형을 수리할 부품 하나를 손에 얻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역사 내 장난감 가게에서 몰래 부품을 빼돌리다 가게 주인 할아버지인 조르주에게 붙잡히게 된다. 그렇게 소년은 잊혀진 시대의 장인 조르주 멜리에스와 대면하게 된다.

이제는 영화를 접고 장난감 가게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조르주 할아버지는 지난 시절을 아프게 묻어 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그가 한창 영화에 정력적으로 몰입할 당시 유럽에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고, 세상은 더 이상 영화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

프랑스도 군수 물품을 제작해야만 했고 그의 필름과 영화 제작 도구들은 그렇게 사라져 갔다. 모든 것에 환멸을 느낀 그는 은둔하며 살고 있던 중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로봇인형을 가진 소년과 조우하게 된 것이다. 이들의 만남은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함께 행복한 길로 나아갈 수 있을까?

고아 소년 휴고가 꿈과 희망 그리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 ‘휴고’는 소년의 성장과 함께 영화산업 초기 한 예술가의 숨겨진 삶과 열정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실존 인물인 조르주 멜리에스와 허구의 고아 소년 이야기를 결합시켜 탄생한 이 작품은 소년의 여정을 통해 잊혀질 뻔한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를 되돌아보게 한다.

 ‘휴고’의 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그가 있었음에 자신과 현재의 영화산업이 존재하고 있다며 멜리에스에 대한 무한한 존경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 작품은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가족영화로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도전과 용기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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