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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영역의 재활은 아직 생소하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단지 무릎을 다치고 어깨를 다치고 간단히 발목을 삐었을 뿐인데 왠 재활 도수 치료까지 할까 하고 많이들 생각하시지요. 그럴 때마다 환자분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이런저런 설명들을 많이 하게 됩니다. <사진>

 재활이란 다시 ‘재(再)’에 살릴 ‘활(活)’로, 즉 과거의 모양이 아닌 다른 모양이나 용도로 바꾸어 쓴다는 뜻이 됩니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다쳤을 때 다른 물건이나 기계처럼 모양을 바꾸거나 다른 부품으로 쉽게 갈아 끼울 수는 없는 게 문제입니다.

 사람의 경우 재활이란, 다치게 된 부위나 아프게 된 몸의 부분으로 인해 그 모양이 변형되고 기능이 바뀌었을 때 그 바뀐 모양과 기능이 몸의 다른 부분과 유기적으로 잘 협력해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고 최대한의 기능을 하도록 이끌어 주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형외과 재활의 흔한 예로 무릎의 전방 십자 인대가 파열돼 원래의 내 인대가 아닌 다른 인공 인대를 이식 받은 경우가 있습니다. 새로운 인대가 아무런 이상 없이 자리 잡아 원래의 내 무릎의 인대와 가깝게 기능을 하려면 3∼6개월의 가량의 적응 기간과 재활치료가 필요합니다. 좋은 위치에 잘 이식해서 넣어두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고정했던 무릎 관절을 다시 움직이게 하고, 수술 전에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던 무릎 주변의 근육을 다시 활성화 시키고, 인대의 위치가 변형돼 바뀌고 틀어진 걸음걸이를 바로 잡고 자세를 교정하는 모든 과정을 거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재활치료의 목표입니다.

 교향악단에 각기 다른 악기의 파트가 있고 그 각각의 파트가 중요하듯이 재활치료에는 환자 자신과 물리치료사·운동 치료사·간호사·의사가 서로 도와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만 성공적인 재활치료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활에서 더더욱 중요한 부분은 환자 자신이 스스로의 상태에 대해 잘 알고 해야 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분명히 알고 치료진의 도움을 받아 할 수 있는 영역들을 넓혀 의료진의 도움 없이 스스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재활치료의 과정을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여행에 비교하기도 합니다. 쉽게 비행기를 타고 갈 수도 있고 KTX와 고속버스를 탈 수도 있지만, 재활은 한 가지 길로 쉽게 가는 편한 여행 보다는 중간에서 여행 경로를 바꿀지도 모르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그 여행이 힘들고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의료진이라는 친구들과 벗 삼아 즐기면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좀 더 빠르게 마지막 종착점에 도달해 있지 않게 될까요?

 재활치료가 끝날 때 마다 수고하신 환자분들과 치료사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격려를 보냅니다. 아마도 그 길이 길고 힘들었을 것을 알기에 뿌듯한 기분으로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난 것을 축하하게 됩니다.

 <도움말=정강의료재단 부평정강병원 정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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