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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수환 용인시 처인구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선거는 일상이 됐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의원선거 외에도 조합장선거, 학교에서 실시하는 각급 학생회장선거, 학교운영위원선거 등.

 선거제도는 대의제도에 바탕을 둔 통치구조 내에서 필수불가결한 조직원리이다. 국민들의 참여를 통해 기관을 구성하고, 권력에 대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관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선거에서 투표는 국민들이 정치에 관한 의사를 표현하는 가장 직접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다.

 또다시 선거철이 됐고, 4월 13일 선거일까지는 손으로 꼽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세상을 무관심하게 살더라도 지금쯤 국회의원에 입후보하는 후보자들에게서 수많은 문자 또는 이메일 등을 받았을 것이다. 심지어는 내 선거권과 전혀 상관 없는 지역구의 후보자들에게도 받았을 것이다. 모든 뉴스매체는 선거와 관련된 소식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4년 전에 있었던 국회의원선거 때를 회상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전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이 오버랩됐다. 기계도 자기 학습을 통해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는데, 생각하는 동물이자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처하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다는 사고력의 진화에 대해 기계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은 영화나 만화에서 봐 온 기대보다 훨씬 크게 다가온 놀라움이었다.

 반면에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우리의 정치현실과 선거문화에 대한 느낌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우리의 정치 현실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생각은 마치 멈춰 선 시간, 더 나아가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정권의 획득을 목표로 하지만, 정권을 획득하려는 이유는 개인적인 영달이 아니다. 국민들의 대리인으로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사람, 스스로 선거 때마다 이야기하는 것처럼 국민의 심부름꾼이요, 머슴으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 정치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각 정당과 후보들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정당의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대한민국과 국민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당선을 목적으로 하며 내 사람 챙기기만이 전부처럼 보인다.

 그래서인지 정작 국민, 즉 유권자들은 선거에 대한 관심이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는 민주주의 제도를 가장 위태롭게 만드는 현상이다.

 정치에 무관심한 국민이라 하더라도 정치는 국가의 운명과 국민들의 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 우리가 정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우리는 선거에서 반드시 자신이 가진 한 표를 행사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와 우리 후손들의 미래를 위해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단순히 인기가 아니라 정책을 설정하고, 국가를 이끌어 가려는 정당과 정치인을 선출해 정치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참여해야 한다.

 옛말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푸념도 있지만, 우리는 그 중에서도 최선이 아니라면 차선의 후보에게 투표를 해야 한다. 그래야만 선거공약의 엄중함과 정치활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우리가 푸념만 하고 정치에 무관심하다면 우리는 어두운 미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반대로 우리의 관심과 참여는 밝고 희망찬 미래를 약속한다.

 우리의 오늘은 우리의 과거에 의한 결과이며, 우리의 오늘은 우리 미래의 모습을 결정한다. 처음으로 투표권을 가지게 된 아들과 손잡고 투표소로 가면서 이런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것이 내가 나의 한 표를 행사하는 이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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