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을 엇갈려 투표하는 교차투표가 4·13 총선 인천 판세를 더욱 안갯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1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통상적인 선거에서는 지지후보의 지지정당에 일렬로 투표하지만 최근 선거 양상은 지지후보가 있더라도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교차투표가 뚜렷해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의 경우 무소속 후보의 대거 등장과 제1야당 분열에 따른 정치 불신이 후보와 정당 지지를 분산시키면서 교차투표는 더욱 촉진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교차투표는 소수정당의 약진에도 영향을 주지만 오차범위 내 초박빙 승부를 펼치는 후보들에게는 승자를 뒤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들이 긴장하고 있다.

본보와 경기일보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일 발표한 인천 중·동·강화·옹진 선거구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은 45.6%였으나 같은 당 후보인 배준영 후보의 지지율은 25.4%에 불과했다. 대신 공천 배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상수 후보의 지지율이 25.9%로 배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이처럼 전통적인 여당 표밭에서의 여당 표 분산은 한 치 앞의 선거 결과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달 1일 발표한 부평갑 선거구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이탈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며 살얼음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새누리당 정유섭 후보의 지지율은 16.5%였지만 새누리당 정당 지지율은 후보 지지율을 훌쩍 넘어선 27.5%로 집계됐다. 이는 공천에서 떨어져 무소속으로 출마한 조진형(5.1%)후보에게 여당 표 일부가 몰렸기 때문이다.

더구나 30%에 이르는 여당 표를 모두 얻지 못한 정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성만(17.0%)·국민의당 문병호(17.6%)후보와의 초접전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다.

야당 지지자들의 교차투표도 예상된다. 이달 4일 발표한 계양을 선거구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민주 송영길 후보의 지지율은 37.1%였지만 당 지지율은 25.9%로 10%p 이상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차이는 당선이 유력한 송 후보에게 표를 주지만 정당 투표는 더민주 이외에 정의당(4.3%)이나 기타정당(2.1%) 등을 선택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는 공천 잡음으로 인해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 정당과 지역구 후보를 달리 투표하는 교차투표가 늘어날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것일 뿐 실제 선거에서 교차투표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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