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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3 총선일인 13일 인천 정각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최민규 기자 cmg@kihoilbo.co.kr

제20대 국회의원선거날인 13일, 인천의 13개 선거구 686개 투표소는 이른 새벽부터 분주했다. 소중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시민들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오전 5시 45분, 남동구 구월1동 제6투표소에서 모든 준비를 마친 투표소 사무원들은 한목소리로 선서문을 낭독했다.

"구월1동 제6투표소 사무원은 2016년 4월 13일 실시하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의 투표를 관리함에 있어 오직 헌법과 법규에 준거해 양심에 따라 공정하고 성실하게 그 직무를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드디어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6시가 되자 1호 투표자가 투표소에 들어섰다. 박경진(70)씨는 "출근을 앞두고 지역을 위해 노력할 일꾼을 뽑기 위해 일찍부터 투표를 하러 나왔다"며 "제발 국민들을 위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당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된 투표 행렬은 오후 6시까지 지역 곳곳에서 이어졌다.

투표소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100세 이상의 할아버지들이다.

오전 8시께 김규식(100)할아버지가 부인과 함께 용현1·4동 제1투표소를 방문해 투표를 했다. 임병해(100)할아버지는 강화읍 제6투표소에서, 황갑연(101)할아버지는 강화읍 제4투표소에서, 인만진(104)할아버지도 만수1동 제2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인천지역 최고령자인 1910년생 강근익(106)할아버지는 오전 11시 10분께 가족과 함께 도화2·3동 제5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에 나선 젊은 층들도 많았다. 특히 생애 첫 투표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현명(20·여)씨는 청학동 제6투표소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을 뽑았다. 이 씨는 수줍어하면서도 당당한 목소리로 "투표권이 생긴 뒤 처음 하는 투표라 많이 설레고 떨렸다"며 "인천 투표율이 낮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 꼭 투표를 해 투표율을 높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송도3동 제5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임세린(20·여)씨는 "선거권이 생기고 4·13 총선에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뿌듯하다"며 "오늘 내가 뽑은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우리 지역과 나라를 위한 훌륭한 일을 많이 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나들이 복장을 하고 투표소를 찾은 가족들도 있었다.

두 손을 꼭 잡고 송도2동 제3·5투표소를 찾은 한 30대 부부는 "오전에는 날이 궂었지만 오후에는 해도 나고 모처럼 날씨가 좋아 놀러 가려고 한다"며 "투표도 했으니 뿌듯한 마음으로 선거일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아픈 몸을 이끌고 투표에 나선 이들도 있었다.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90대 노모를 모시고 함께 청라2동 제8투표소를 찾은 한 경서동 주민(58·여)은 "아무도 안 뽑을까 하다가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이기도 한 투표권을 행사하러 나왔다"며 "나라와 국민을 사랑하는 국회의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천시민들의 소중한 한 표, 한 표가 모아져 인천 투표율은 전국 17개 시도 중 14위인 55.6%를 기록하며 꼴찌는 면했으나 최하위권이라는 오명은 벗지 못했다.


<선거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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