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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현역인 최원식 의원이 동지에서 원수로 맞붙은 계양을 역시 이번 총선에서 관심이 쏠리는 선거구 중 하나다.

현상만 보면 송 후보의 출마와 이어진 당선은 정해진 수순으로 비칠 수 있다.

당초 계양을은 송 당선인을 3선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인천시장으로 당선될 수 있었던 정치적 고향이다. 그의 인천시장 출마로 계양을 선거구는 친구인 최원식 의원의 선거구로 바뀌었고, 최 의원이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옮기면서 송 후보가 출마, 그리고 당선됐다.

두 사람의 엇갈림은 처음부터 예정됐던 것은 아니다. 선거 초반 최 의원이 더민주를 탈당하지 않을 때만 해도 야권 연대를 위해 ‘하나로 뭉치자’는 제안을 서로 주고받았다. 심지어 송 후보는 자신의 텃밭인 계양을이 아닌 계양갑으로 출마 선거구를 저울질하면서 최 의원을 붙잡기까지 했다.

하지만 갈 길이 달랐다. 결국 최 의원은 탈당 후 국민의당 행을 감행했고, 그때부터 송 후보도 최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계양을을 출마선거구로 정하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둘의 선거전은 친구에서 원수로 변하는 과정을 그대로 유권자에게 노출했다.

최 의원이 송 후보의 공약이 허위·과장됐다며 포문을 열었고, 초반 네거티브 공세에 끌려가지 않겠다며 무대응하던 송 후보도 선거 막판에는 고소·고발전으로 난타전을 벌였다. 결국 송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었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다.

이재훈 기자 lj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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